국민은행은 자산 성장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탈피해 내실있는 경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출 잔액을 늘리는 것과 같은 외형 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부실 채권이 늘어나는 등 오히려 수익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7월 취임한 이건호 신임 국민은행장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경영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내실 다지기에 중점
국민은행은 임직원 성과 보상의 핵심 기준인 ‘성과평가지표(KPI·Key Performance Index)’ 시스템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은행의 단기적 이익보다는 고객의 만족을 높이는 쪽으로 임직원이 노력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 행장은 “직원들이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움직이도록 KPI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며 “현재 KPI를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 은행은 비이자수익을 내는 카드·펀드·보험 판매 등에 높은 KPI 배점을 두고 있다. 무리한 상품 권유가 불완전 판매와 민원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는 주요 배경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현재 1000점 만점인 KPI 중 비이자수익(110점) 항목을 줄여 자연스럽게 직원들이 고객 이익과 배치되는 무리한 영업 행위를 줄이는 방향으로 KPI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고객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 행장부터가 그렇다. 그는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은행장과의 첫 만남’ 행사에서 “직원을 이익실현의 수단으로, 고객을 이익실현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주주들에게 적절한 이윤을 돌려드리는 것이 첫 번째 가치”라며 “위대한 기업은 의식적인 생각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고객의 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별화한 서민금융 지원
국민은행은 수익 추구뿐 아니라 서민금융 지원 같은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민들의 금융 이용 접근성 강화를 위해 기존 영등포지점에 있던 ‘KB국민은행 전담창구’를 전국 32개 영업점에 추가 설치했다. 전국 주요 거점 지역 33곳에서 ‘KB국민은행 희망금융플라자’도 운영 중이다.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고금리 또는 다중채무 부채로 고충을 겪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 및 부담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새희망홀씨·햇살론·미소금융·바꿔드림론 등과 같은 대표적인 서민금융 상품을 한곳에 모아 ‘서민금융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청소년들을 위한 재능 기부 사업도 펼치고 있다. ‘컬처 프론티어 멘토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첫 무대로 뮤지컬 배우 정선아 씨가 멘토로 나서 400여명의 중·고등학생들에게 진솔한 진로 이야기와 뮤지컬 대표곡들을 들려줬다. 이날 행사가 열린 서울 정동 이화여고를 찾은 이 행장도 청소년들에게 스스로의 꿈을 향해 열정을 갖고 도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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