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주유소 경매 물건 왜?

입력 2013-10-10 22:05  

주유업계 불황 심화 '직격탄'…127억 최고가 매물도


부동산 경매시장에 주유소 물건이 급증하고 있다.

10일 부동산경매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로 주유소 경매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1~9월 기준으로 2009년 190건, 2010년 210건, 2011년 304건, 2012년 339건에 이른다.

올 들어 특히 많이 늘고 있다는 게 지지옥션 측의 설명이다. 연초부터 9월까지 전국 법원경매에 나온 주유소는 42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5% 늘었다. 10년 전인 2003년(41건)에 비하면 10배나 증가했다. 수도권의 경우 올해 주유소 경매 건수는 186건으로 전체 물건의 43%를 차지했다. 예전에는 지방의 외진 곳에 있는 주유소가 대부분 경매에 내몰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유업계 불황이 심화되면서 입지가 양호한 수도권 주유소도 속속 경매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오는 14일에는 감정가가 127억원이 넘는 역대 최고가 주유소가 서울 동부지방법원(경매 2계)에서 첫 경매에 부쳐진다. 천호동에 있는 이 주유소는 1000여㎡ 부지에 444㎡ 규모의 사무실 건물과 오일탱크 5개, 주유기 9대 등을 갖추고 있다.

지지옥션의 하유정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전에 우후죽순으로 주유소가 생겨나는 바람에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됐고, 경기침체마저 장기화되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매물건이 증가하면서 낙찰가(감정가 대비 낙찰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2003~2008년 평균 낙찰가율이 90~110%에 달했지만 작년과 올해에는 70%대까지 떨어졌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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