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나소닉의 눈물, 한국 전자회사들은 잊지 말라

입력 2013-10-10 22:17  

파나소닉이 PDP TV(플라즈마TV) 사업을 끝내 접기로 하고 유일하게 남아 있던 아마가사키 PDP 생산공장을 내년 3월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는 일본발 보도다. 199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PDP를 생산한 업체가 바로 파나소닉이다. 외신들은 ‘기울어가는 일본 TV산업에서 하나의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전자왕국을 자처하는 일본으로선 실로 수치스런 사건일 것이다.

파나소닉은 LCD(액정표시장치) TV와의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패배했다는 것이 분명해지고도 지금까지 PDP사업을 포기하지 못했다. PDP TV의 마켓셰어가 2009년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포기하기에는 자존심과 집착이 너무 강했던 것이다. 격변하는 TV시장의 진로에 대한 파나소닉 경영자들의 거듭된 판단 미스가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만들었다. 결국 지난해 TV부문에서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서야 PDP TV에서 발을 빼게 된 것이다.

갈수록 레드오션으로 변해가는 것이 TV시장이다. 모바일에 밀려 수요가 줄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1, 2위를 다투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미래 시장 예측은 더욱 불투명하다. 앞으로 펼쳐질 UHD(초고화질) TV시장 경쟁에서 또 한 차례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지속적 혁신과 재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경영자들에게 요구되고 있다. 의사 결정 타이밍을 놓치면 순식간에 몰락하고 마는 것이 전자업이요 TV시장이다.

IT(정보기술) 업계는 더하다. 노키아 모토로라 델 블랙베리 등 한때 시장을 주름잡았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위상을 잃고 있다. MS나 인텔 등 감히 다른 기업이 넘볼 수 없을 것이라던 기업들도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끊임없는 기술혁신, 그리고 새로운 시장 생태계를 창출해내야만 살아남는다. 파나소닉의 몰락을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TV는 그렇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더구나 일본은 전자부품의 왕국이다. 반격이 멀리 있지 않다는 점을 한국 기업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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