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 콧대 꺾어…ZTE·화웨이·레노버 등 中업체 약진
정보기술(IT) 산업, 그중에서도 스마트폰처럼 변화가 빠른 업계가 있을까.
5년 전만 해도 ‘옴니아’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굴욕을 겪었던 삼성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원톱’ 스마트폰 제조사로 떠올랐다. 아이폰 이후 줄곧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애플은 최근 내놓는 신제품마다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스마트폰 시장도 포화 상태’라는 평가가 심심치 않게 나오지만 ‘7억대 스마트폰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은 아직 치열하다.
○삼성의 독주, 무섭다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지난 2분기(4~6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7600만대를 팔아치우며 32.6%의 점유율을 차지, 2위인 애플(3120만대·19.4%)을 저만치 따돌렸다.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 지분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각국 통신사들의 다양한 요구와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능력’ 덕분이었다. 관련 계열사를 가진 삼성은 핵심 프로세서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자체 설계·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스마트폰 쏠림 현상’ 때문에 다른 제조사들은 맥을 못추고 있는 상황이다. ‘몇 년 뒤면 스마트폰 시장에 삼성과 애플밖에 안 남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2011년까지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는 결국 적자 규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에 72억달러(약 7조9000억원)에 팔렸다. ‘피처폰’ 시절의 환상에 젖어 스마트폰 시장에 발을 늦게 들여놓은 데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급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자체 OS인 심비안에만 집착한 탓이다. 노키아가 몰락한 지 20여일 만에 블랙베리도 문을 닫았다. 자사 최대주주였던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FFH) 컨소시엄에 47억달러(약 5조525억원)에 인수됐다. 국내 업체인 팬택도 ‘스마트폰 시장 구조조정’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팬택은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800여명의 직원에게 6개월 무급휴직을 실시하면서 사실상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 회생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LG·ZTE·화웨이…치열한 3위 전쟁
‘스마트폰 쏠림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공룡 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졌지만 이런 상황을 ‘기회’로 삼는 기업도 있다. LG전자와 ZTE, 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그들이다.
LG전자(5.2%)와 ZTE(4.9%), 화웨이(4.8%), 레노버(4.6%) 등 3위에서 10위 사이 업체들은 판매량 100만대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 세계 7위 수준이던 LG전자는 옵티머스G, 옵티머스G프로 등 프리미엄 라인과 옵티머스F 등 보급형 라인의 선전에 힘입어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LG전자는 지난 8월 출시한 G2로 세계 3위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3위’를 향한 중국·일본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화웨이가 지난 6월 내놓은 어센드P6의 두께는 6.18㎜의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다. 1.5㎓ 쿼드코어 AP, 4.7인치 HD 디스플레이,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등 경쟁사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사양이다. 소니가 지난달 공개한 엑스페리아 Z1도 강력한 카메라 기능으로 호평받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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