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이마트, 월마트 이겨낸 '한국형 마트'…중국 16개 점포 재도약 추진

입력 2013-10-11 07:01  

다음달 창립 20주년을 맞는 이마트의 역사는 곧 국내 대형마트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1993년 이마트가 1호점인 서울 창동점을 열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할인점이라는 개념도, 상시 저가라는 마케팅 방식도 생소했다. 이마트는 유통단계를 줄이고 운영비용을 낮추는 ‘유통 혁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유통지도를 바꾼 주인공으로 꼽힌다. 대형마트에서 남편이 어린 아이를 태운 카트를 끌고, 아내가 물건을 골라 담는 익숙한 풍경은 이 회사가 없었다면 한참 뒤에야 볼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마트는 한국에 진출한 해외의 ‘공룡’ 유통업체도 물리치고 대형마트시장을 주도했다. 프랑스 까르푸가 1996년, 미국 월마트가 1998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하자 이마트는 ‘한국형 할인점’으로 승부를 걸었다. 차별화는 상품 진열대 높이를 낮추고, 낱개 포장을 늘리는 작은 부분에서 시작했다.

여기에 다른 곳보다 비싸면 차액의 두 배를 돌려주는 최저가격 보상제를 도입하는 등 혁신적 아이디어를 연이어 선보였다. 2006년 월마트코리아가 점포 16개를 이마트에 매각했고, 같은 해 까르푸도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이마트의 지위는 더욱 확고해졌다.

스마트폰을 통한 쇼핑 시대가 열리는 가운데 이마트가 올 1월 선보인 ‘이마트몰 쇼핑 앱’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퇴근 시간 버스나 지하철에서 물건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상품명과 가격 외 정보는 최소화했고, 반복 구매가 많은 모바일 쇼핑의 특성을 감안해 과거 구매 이력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의 특성을 포착해 서비스를 개선하는 이마트의 역량이 잘 묻어난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점포를 열면서 해외에도 진출했다. 중국에서 현재 화둥·화베이지역 대도시를 중심으로 1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만큼 초기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중국 이마트는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다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공격적인 베트남 진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지에 최적화한 매장 구성을 위해 충분한 시장 조사를 거치며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는 고용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4월 매장에서 상품 진열 업무를 하는 도급사원 91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5월에는 의류 판매 직원 165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규직이 된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기존 정규직 직원과 업무 협조가 원활해져 추가 인건비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 회사는 ‘동반성장펀드’ ‘상생플러스론’ 등의 제도를 통해 올 상반기까지 431개 협력사에 2000억원이 넘는 저리 자금을 빌려줬다. 7월부터 자체상표(PL) 상품 수출로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도 돕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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