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시즌 돌입한 증시 결산…출루왕 무림P&P, 홈런왕 웅진에너지

입력 2013-10-11 21:36  





출루율과 홈런은 야구에서 타자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리그 정상급 출루율을 기록한 메이저리거 추신수, 국내 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 선수의 팬층이 두터운 이유다.

증시에서는 주가가 오른 날이 많은 종목은 출루율이 높은 것으로,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한 날이 많은 종목은 홈런이 많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국내 대표 기업들로 구성된 코스피200 종목을 대상으로 올해 기록을 계산한 결과, 출루왕은 무림P&P, 홈런왕은 웅진에너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의 ‘추신수株’는 무림P&P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10일까지 192거래일 가운데 펄프제조업체 무림P&P 주가가 상승한 날은 코스피200 종목 중 가장 많은 110일이었다. 야구의 방식으로 계산하면 출루율이 5할7푼2리다. 코스피200 종목의 평균치인 88일(4할5푼9리)보다 주가가 오른 날이 22일 많았다.

이 종목은 대표적인 배당주로 분류된다. 지난해 주주들에게 6.57%의 배당수익을 안겼다. 올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까지 개선되면서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이 종목을 매수했다는 게 대신증권의 설명이다. 이 종목의 올해 시초가는 3805원이었으며 11일 현재 5850원까지 올랐다.

비철금속업체 영풍도 주가가 오른 날이 104일에 달하는, 출루율 5할4푼1리 종목이다. 본업인 제련 부문의 경기가 하반기부터 개선되고 있는 데다 휴대폰 부품제조 자회사들의 실적이 좋아 올해 내내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111만5000원으로 올해를 시작한 이 종목은 11일 140만5000원까지 주가가 뛴 상태다.

대형주 중에는 각각 99일과 98일간 주가가 상승한 현대모비스, 기아차의 출루율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이 미국 일본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한국 자동차 관련주를 대거 매집하면서 업종 대표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웅진에너지, 종근당 ‘박병호株’로 꼽혀

주가가 3% 이상 오른 거래일이 가장 많은 홈런왕주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웅진에너지다. 이 종목은 웅진그룹 사태로 계열사들이 줄줄이 매각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롤러코스터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3% 이상 오른 날과 3% 이상 떨어진 날이 각각 42회로 똑같다. 최고가(3340원)와 최저가(994원)의 차이 역시 3배가 넘는다. 야구에서 홈런 타자가 삼진을 많이 당하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웅진에너지 주가는 하반기 태양광 경기가 개선되면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현재 연초(1795원)보다 소폭 오른 2320원이다.

홈런왕주 2위는 제약업계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종근당이다. 이 종목은 출루율 부문에서도 5위에 오를 만큼 올 한 해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홈런과 출루율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추신수 선수와 비슷하다. 제약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는 데다 업종 내 지배력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뛰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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