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쓰는 경제학원론] 베트남 전쟁으로 막내린 금본위제

입력 2013-10-11 21:45  

한걸음 더!


금은 부의 상징이요,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다. 동양그룹 ‘사모님’이 파산 직전 개인금고에서 금괴를 꺼내갔다는 소문은 금이 ‘최후의 비상금’이라는 점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이 비상금을 털어모았다. 금이 세계 화폐 역사에 등장한 것은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1816년 영국이 금본위제를 채택하면서다. 일정단위의 금에 가격을 매긴 뒤 이를 기준으로 해당 국가에서 사용하는 화폐발행의 총량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누구든지 화폐를 갖고 은행을 찾아가면 같은 가치의 금으로 교환(태환)해주도록 한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발발 때까지 모든 국가의 통화는 사실상 일정량의 금에 고정됐다. 미국도 1900년부터 금본위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발발로 각국이 금의 총량을 넘어서는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내면서 금본위제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이후 대공황 등으로 금본위제 포기와 복귀를 거듭하던 주요 국가의 통화체제는 1944년 획기적인 변화를 맞는다. 바로 ‘브레턴우즈체제’의 탄생이다. 미 달러화 중심의 금본위제 부활이었다. 금 1온스를 미 35달러로 고정시키면서 다른 나라 통화들은 달러화와 고정환율로 묶였다. 1, 2차 대전을 거쳐 세계 경제의 패권을 거머쥔 미국 달러화가 명실상부한 기축통화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달러 주축의 금본위제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베트남전쟁이 결정타였다. 전비(戰費)용으로 찍어낸 미 국채 보유국들이 금태환을 요구하자 미 중앙은행의 금은 바닥을 드러냈다.

결국 1971년 8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금태환 정지를 선언했다. 이후 자메이카 수도에서 출범한 ‘킹스턴체제’ 는 금본위제도에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은 뒤 지금의 변동환율제를 이어오고 있다.

브레턴우즈체제·킹스턴체제 →미 달러화 중심의 금본위제 부활과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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