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8년 여소야대 국회 속에서 부활돼 올해로 25년째를 맞은 국정감사는 지난해보다 73곳 늘어난 630개 기관을 감사하는 헌정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정의 구석구석을 들여다 보는 폭넓은 감사가 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과 피감기관이 너무 많아 부실이 우려된다는 부정적 전망이 교차한다.
늘어난 기관만큼 증인·참고인 수도 증가했다. 특히 기업인 증인 수는 일반 증인 4명 중 3명꼴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아 재계의 불만이 만만치 않다.
대선 목전에 열려 19대 국회 첫 국감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부실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국감은 지난 8개월간 드러난 새 정부 정책의 공과를 처음으로 따지는 무대라는 점에서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국가정보원 개혁안,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未)이관, 기초연금 공약후퇴 논란, 역사 교과서 개정 방향,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를 비롯한 인사파동, 동양그룹 부실사태, 세제개편안, 4대강 사업 평가 등을 놓고 여야가 한 치의 양보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야는 13일 일제히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고 '정책국감·민생국감'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예년처럼 구호에만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원내에 국감 상황실을 나란히 설치하고 본격적인 국감 체제에 들어갔다.
짧은 기간 최대한 효율적인 감사를 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경제·일자리'라는 3대 이슈를 이번 국감을 통해 구현할 계획이다.
중점 과제로는 부동산 시장의 부양을 꼽았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정쟁보다는 민생 국감이 되도록 여당이 솔선수범하겠다"면서 "박근혜정부의 첫 국정감사인 만큼 정부가 잘못한 게 있으면 시시비비를 가리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무차별적인 대여 공세보다는 민생·복지 문제에서 정권의 실정을 드러냄으로써 '대화록 정국'의 틀을 깨고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검찰·국가정보원·감사원·국세청 등 권력기관 개혁, 4대강·원전·자원외교 비리 등 권력형 부패 규명, 복지공약 후퇴와 부자 감세 철회, 경제민주화와 '을(乙)지키기', 언론자유와 공정성 확립의 5대 이슈에 집중하고 편향 교과서 문제도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번 국감은 우리가 민주주의 살리기, 약속 살리기, 민생 살리기를 통해 국민의 움츠러든 가슴을 펴게 하고 기를 살리는 국감이 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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