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 정치권에 분노 폭발…'셧다운 항의' 집회

입력 2013-10-14 06:15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면서 미국사회의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도심에서는 휴일인 13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셧다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개최됐다.

이날 오전 워싱턴DC 내셔널몰의 링컨기념관과 워싱턴 모뉴먼트 사이에 있는 2차 세계대전 국립기념비에는 `100만 참전용사 행진'이라는 참전용사 단체 회원들과 전국에서 몰려든 트럭운전자 수천명이 집회를 열었다.

특히 집회에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시행에 반대하며 21시간 넘게 의회에서 연설한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함께 마이크 리(유타) 상원의원,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 보수 진영의 정치인들도 동참했다.

이 자리에서 크루즈 의원은 "간단한 질문 하나 하겠다"면서 "도대체 왜 연방정부는 참전기념비에 참전용사들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데 돈을 쓰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시위대는 "이 벽을 무너뜨리자"라고 소리치면서 '갓 블레스 아메리카'(God Bless America)라는 노래를 제창했다.

일부 시위대는 현장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들고 백악관으로 행진한 뒤 입구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갔으며, 무장한 경찰이 이들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셧다운을 중단하라'고 외치며 정치권 무능에 항의했고, 일부 보수진영의 참가자들은 '오바마를 탄핵하라'는 정치적인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드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11일 상경한 '헌법수호를 위한 트럭 운전자' 회원들은 도심에서 경적 시위를 벌였으며, 이에 워싱턴DC 경찰이 주요 도로를 통제하면서 한때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경찰 당국은 이날 시위 과정에서 최소 1명이 체포됐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체포 인원과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재향군인회(AL), 해외참전향군회(VFW), 상이군경회(DAV) 등 주요 참전용사 단체들은 오는 15일 워싱턴DC에서 셧다운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셧다운이 장기화하면서 사법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올초 연방정부 자동 지출삭감(시퀘스터·sequester)으로 가뜩이나 인력·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셧다운까지 겹치면서 법원 업무에 큰 차질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일부 판사는 의회에 노골적인 비난도 쏟아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네브래스카주(州) 연방 지방법원의 리처드 코프 판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이제 의회에 대해 '꺼지라'(go to hell)고 말할 때"라면서 "그게 올바른 일"이라고 말했다.

코프 판사는 그러면서 동료 판사들에게 모든 연방법원의 직원들을 핵심 인력으로 분류해 셧다운 대상에서 제외하는 노력에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시퀘스터 등으로 이미 사법부 인력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남아있는 직원 모두를 핵심인력으로 구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이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의회와 논쟁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사법부의 '분노'는 입법부에 대한 오랜 악감정이 셧다운으로 인해 분출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판사들은 헌법상 입법·행정·사법부가 독립성을 갖게 돼 있으나 입법부나 행정부와는 달리 사법부는 자체 예산에 대한 권한을 갖지 못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 제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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