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원의 개인 정보공개는 실정법 위반이다

입력 2013-10-14 22:01   수정 2013-10-15 04:27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자 온갖 자료들이 쏟아진다. 국회의원들이 행정기관들에 요구해 받은 정보와 자료를 앞뒤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내놓는 것이다. 어제 공개된 자료 중에는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보수월액 상위 1~50위’라는 게 있었다. 최상위권 월급여 소득자 명단이다. 이런 중요한 개인 정보가 어떻게 이렇듯 함부로 공개되는 것인지 개탄스럽다.

김 의원이 배포한 자료에는 회사, 병원 등 사업장 이름에다 대표나 주요 임원의 이니셜, 월 소득금액 등이 자세히 적시돼 있다. 1위 자생한방병원 S씨 17억4만원, 3위 삼성전자 S씨 14억3097만원, 10위 라피메디앙스정형외과 K씨 9억2621만원 하는 식이다. 형식적으로 이름을 가렸을 뿐이어서 누구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초선인 김 의원은 친절하게도 ‘고소득 사업장 1위 김앤장, 2위 삼성전자, 3위 SK에너지!’ 라는 제목까지 달았다. 건강보험공단은 국감시즌에 국회의원 나리가 달라는데 저항할 도리가 없었다고 변명할지 모르겠다. 아니면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자료를 줘 버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개인정보보호법, 공공기관정보공개법, 국민건강보험법 등의 위반이다.

건보공단은 국세청으로부터 소득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건보료 산정 등에 사용하고 있다. 정부가 과세 목적으로 축적하고 있는 자료가 이렇듯 아무렇지도 않게 공공연하게 새나가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국세청이 개인소득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은지가 10년도 더 됐다.

소득이나 재산 관련 개인정보는 기본 중에서도 기본인 프라이버시다. 당연히 모든 관련 법률들의 보호를 받는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부터는 연봉 5억원 이상 상장사 등기임원 보수를 의무 공개토록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곳곳에서 고소득자를 발가벗겨 여론재판에 부치려고 달려드는 격이다. 진한 포퓰리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호하지 않으면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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