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여야 지도부가 14일 예산안 및 부채 한도 증액안에 거의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의회 민주당 및 공화당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협상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이를 연기했다.
정치권의 예산 전쟁으로 연방정부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된지 14일째이다. 국가 채무 한도가 상한에 달하는 시한을 사흘 앞둔 가운데 극적인 타협안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회동하고 나서 오후 열린 상원 전체회의에서 협상 타결을 낙관했다.
리드 대표는 양당 상원의원들에게 "이번 주 안에 합리적인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란 점에 매우 낙관적"이라고 소개했다. 매코널 대표도 "양당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리드 대표의 낙관론에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의 협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미국 정치권의 이목은 상원 리드 대표와 매코널 대표에게 쏠려 있는 상황이다.
두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만나 이견을 좁히기 위한 협상을 벌였다. 리드 대표는 매코널 대표에게 셧다운에 들어간 정부의 문을 일단 12월 하순까지 열 수 있게 하고 국가 부채 한도는 내년 하반기까지 올려주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 대표에게 협상에 필요한 시간을 더 주기 위해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의회 지도부와의 백악관 회동을 늦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리드·매코널 대표를 포함해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날 예정이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상원 지도부의 협상에서 중요한 진척이 이뤄지고 있고 이들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해 회동을 연기했다"고 설명하면서 회동이 언제로 늦춰졌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원 쪽에서 뭔가 진전이 있는 것 같다. (백악관 회동 때까지) 합의 정신을 잘 살려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이 당파적인 관심사를 옆으로 밀어놓지 않는다면 미국은 디폴트에 처할 공산이 크다" 며 "공화당만 협조하면 당장 오늘이라도 교착 상태를 끝낼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차례 미국 정치권이 데드라인이 임박해서야 임시방편의 합의점을 찾았듯이 이번에도 양측의 체면을 살려주는 선에서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의원은 이날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오후쯤 의미 있는 결과가 있을 것" 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간의 공감대(스위트스폿)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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