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꿈틀거리는 디자인에 역동적 주행 성능…"재규어 F-타입 살아있네~"

입력 2013-10-15 14:09  

곡선미 넘치는 라인…멈춰있어도 꿈틀거리는 듯
3.0ℓ 6기통 수퍼차저 엔진…4.9초에 제로백 돌파




지난 10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고성능 스포츠세단 'XFR-S'를 비롯해 'XJ', 'XF' 등 국내 시판 중인 재규어의 모든 차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재규어 브랜드의 글로벌 프로그램인 '재규어 레이스 아카데미 라이브'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면서 만들어진 자리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재규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신장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 성장세인 29%를 훌쩍 뛰어 넘었다. 그야말로 잘 나가는 시장에서 고성능 모델들의 기량을 맘껏 뽐낸 셈이다.

여러 모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건 'F-타입'이다.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이안 칼럼의 작품답게 겉모습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차량 전체를 휘감는 곡선 덕분에 멈춰 있어도 꿈틀거리는 인상을 준다. 곡선미는 특히 뒤태에서 빛을 발한다. 둥근 엉덩이는 직선적인 리어램프 라인과 어우러져 관능적이지만 둔해보이진 않는다.

디테일한 부분에도 역동적인 요소를 살렸다. 도어 손잡이는 숨겨져 있다가 터치 패널에 손이 닿으면 악수하듯 튀어나온다. 에어컨 송풍구 역시 감춰져 있다가 에어컨을 켜면 스르륵 열린다. 운전자의 손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디자인 덕에 차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스포츠카의 진가는 주행 성능에서 나오는 법. 가속 페달을 밟으면 3.0ℓ 6기통 수퍼차저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금세 느껴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9초에 불과하다. 340마력과 최대토크 45.9kg·m의 동력 성능은 직선 구간에서 순식간에 시속 180~200km를 돌파한다.

직선 구간에서 힘으로 몰아붙였다면 코너에선 섬세하다. 민첩하고 야무지게 돌아 나오는 F-타입은 차체가 바깥으로 밀리는 XF와 확연히 구분된다. 코너에 진입하면 기어를 고정시키는 코너 인식 센서와 단단한 서스펜션 덕이다.

엔진 배기음도 동물적인 주행 성능에 걸맞다. 시동을 걸 때 들리는 으르렁거림과 가속 시 커지는 엔진 소리는 질주 본능을 깨우는 주문 같다.

재규어 관계자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중저음 '테너 C' 키로 튜닝된 음향 필터를 통해 엔진 배기음이 들어온다"며 "주행의 느낌을 청각적으로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F-타입 일반 모델의 가격은 1억400만원.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욕심 내볼만 하다. 엠블럼처럼 늘씬하고 민첩하게 달리는 재규어의 DNA를 고스란히 느끼고 싶다면 말이다.

인제=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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