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외국인들은 34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장 마감시까지 매수를 유지할 경우 최장 순매수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세운 최장 매수 기록과 같아지는 것.
외국인은 지난 8월 23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6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도 오전 10시47분 현재 632억원 매수 우위다.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429조1276억원(32.5%)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 '사자' 행진으로 이어졌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외국인들은 한국, 대만 증시로 선회했다.
외국인의 지갑에는 얼마나 더 들어있을까. 증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예상했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은 7.8% 수준"이라며 "역사적 평균치인 8.2%까지 늘어날 경우 약 3조원의 추가 매수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평균 이상인 9.51%까지 비중 확대하게 되면 14조5000억원 추가 매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수 강도 역시 아시아 주요 국가 중 한국이 가장 강한 것으로 판단했다.
연말까지는 외국인이 지갑을 닫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이 잘 마무리될 경우 자금이 대거 유입될 수 있지만 이후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자'를 유지하는 외국인의 방향성은 연말까진 무난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지난 7, 8월 개별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외국인들이 올 4분기에도 기업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매수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매수 강도가 둔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통적으로 11월 추수감사절 이후 배당투자를 해온 외국인이 주식 비중을 급격히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이 증가하는 종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을 본격적으로 사기 시작한 지난 7월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증가하고 있는 종목은 LG화학, 제일기획, 현대글로비스, 롯데쇼핑, 삼성화재"라고 꼽았다. 업종별로는 화학, 미디어, 운송, 소매(유통), 보험 등으로 이들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화제] "초당 12만원" 버는 사람들...충격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