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잡이 대신 고래관광…울산 장생포 '북적'

입력 2013-10-16 21:15   수정 2013-10-17 04:12

1986년 포경금지로 쇠락
'고래 테마' 관광 사업에 올해 방문객 60만명 전망



16일 오후 울산 남구 장생포항 일대 고래문화특구. 원조할매집과 장생포고래집 등 20여곳의 고래 전문음식점에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윤경태 고래상인협동조합 이사장은 “관광객이 많이 오면서 고래고기 식당 매출도 예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이날 인근 고래생태체험관과 고래박물관을 찾은 관광객도 5300명이 넘었다. 장생포 인구 1600명의 3배 이상 되는 관광객이 다녀간 셈이다.

장생포항은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포경금지 전까지만 해도 국내 최대의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다. 하지만 포경금지 이후 포경선 선주들과 어민들이 떠나면서 당시 인구 2만여명에 달했던 장생포는 쇠락해왔다. 하지만 울산 남구청이 2005년 고래를 테마로 한 지역 개발사업을 하면서 장생포항이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장생포항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것은 남구청이 지난 4월부터 운항에 들어간 크루즈 고래바다여행선(550t급). 1주일에 여섯 차례 운항하는 이 배는 한 달 전에 예약이 끝날 정도로 인기다. 이달 말까지 예약자만 3200명에 이른다. 올 들어 지금까지 출항 165회(연안야경 27회 포함), 탑승 4만7027명으로 지난해 연안순시선(262t)을 개조한 고래탐사선 탑승객(8184명)보다 5배 이상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김경운 남구청 고래정책과 담당은 “기상이 좋을 때는 최대 5000여마리의 고래떼를 볼 수 있다”며 “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 지금까지 1000여명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남구청은 오는 26일 부산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부산불꽃축제를 선상에서 구경할 수 있도록 특별 운항하기로 했다. 남구청은 올해 장생포항을 찾는 관광객이 6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관광객이 늘자 남구청은 고래관광을 산업화하기 위해 250억원을 들여 장생포항 일대 10만여㎡ 부지에 장생포항의 옛 모습을 재현한 고래문화마을을 2014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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