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내 보험사의 해외 투자가 쉬워진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더라도 금융당국 승인을 거칠 필요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 또 선진·개발도상국 여부에 관계없이 국가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인 국가에는 환헤지 없이 투자할 수 있다.
17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 및 감독규정 개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입법예고 뒤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그간 국내 보험사가 해외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는데 금융당국 규제가 걸림돌이 된다는 업계 요구가 많았던데 따른 변화다. 지속되는 국내 저성장 및 저금리 상황에서 해외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환헤지 위험면제 대상을 신용등급 AA급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중국 및 동남아시아 국가 등 신흥국 투자에 가속도가 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보험업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로 위험면제 대상을 한정하고 있었다.
한편 카드사가 특정회사의 보장성 보험을 전체 판매상품 대비 25% 이상 차지할 수 없도록 제한한 규정도 폐지됐다. 또 모집인이 500인 이상인 보험대리점은 불완전판매 비율 및 보험사-상품별 판매수수료 비율을 공시하도록 했다.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국내 금융사가 해외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손보는 등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바 있다.
신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금융사 전·현직 해외법인장 및 수출 관련 금융기관 임원 간담회 자리에서 "해외진출 초기부터 이익을 내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단기 성과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끔 감독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면서 "해외진출 관련 규제도 재검토해 다른 나라 금융회사와 동등한 규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국내 금융사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문턱을 낮추기 위해 다각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보험사가 글로벌 금융시대에 걸맞게 해외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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