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야스쿠니에 공물 봉납…주변국과 마찰 고려 참배 보류

입력 2013-10-17 21:19   수정 2013-10-18 03:47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가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가을 제사) 참배를 보류했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한 조치다.

교도통신은 17일 “아베 총리가 추계 예대제 기간을 맞아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이날 신사에 바쳤다”고 보도했다.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이라는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 야스쿠니의 추계 예대제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이번에 봉납된 마사카키라는 공물은 신사 제단에 바치는 화분 형태의 제사 도구를 말한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야스쿠니의 춘계 예대제 때도 이 공물을 봉납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지난 8월15일 패전일에는 ‘다마구시(비쭈기 나무에 흰 종이를 단 공물)’의 비용을 내고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태풍 26호에 대한 재해 대응이 우선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국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외교 문제화된 상황에서 갈지, 가지 않을지를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확답을 피해 왔다.

아베 총리와 달리 내각의 일부 각료는 이번 예대제 기간 중 직접 참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봄 예대제와 패전일에 야스쿠니를 참배했던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과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은 이번에도 참배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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