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밴드왜건·스놉·베블런·디드로 효과…사고 싶은 원리들

입력 2013-10-18 16:43  


광고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나 제품 홍보를 통해 결국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수단이다. 따라서 광고주들은 때로는 차별화된 제품의 성능을 부각해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때로는 기업 이미지 홍보로 자사 제품의 구매욕구를 부추긴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현명해지면서 왜곡된 광고나 이미지 부각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과장광고로 벌금을 무는 등 제재를 받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경제적 원리 측면에선 최소의 광고비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 최고의 광고다. 이를 위해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잘 꿰고 있어야 한다. 광고가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몇 가지 경제원리가 적용된다.

#밴드왜건 효과…남이 사니까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경제용어다. 곡예나 퍼레이드의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악대차(樂隊車)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내는 데에서 유래한다.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현상으로, 편승효과라고도 한다. 미국의 하비 라이벤스타인(1922~1994)이 1950년에 발표한 네트워크 효과의 일종으로, 서부개척시대의 역마차 밴드왜건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밴드왜건은 악대를 선두에 세우고 다니는 운송수단으로 요란한 음악을 연주하여 사람들을 모았으며,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많은 사람을 이끌고 몰려갔다. 이런 현상을 기업에서는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활용하고, 정치계에서는 특정 유력 후보를 위한 선전용으로 활용한다. ‘아직도 00을 모르십니까’는 벤드왜건 효과를 노린 대표적 광고문구다.

#스놉 효과…나는 다르니까

스놉(snob)이란 소위 속물을 뜻한다. 사회적 지위나 재산을 숭배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스놉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스놉 효과는 사람들이 가진 속물근성의 하나로 표출되는 과시적 소비욕구를 의미한다. 가짜 명품시계 ‘빈센트 앤 코’ 사건이나 세계 상위 1%의 여성들을 타깃으로 삼는 명품이라고 허위광고를 한 화장품 ‘쓰리랩(3Lab)’ 사건 등은 모두 남들이 구입하기 어려운 값비싼 상품을 오히려 사고 싶어하는 과시적 소비행태를 노린 것이다.

스놉 효과란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게 되면 그 제품의 수요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다. 스놉 효과에서 소비자들은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는(못하는) 제품에 호감을 느끼게 되는데, 보통 가격이 비싸서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의 하이클래스 제품, 명품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스놉 효과도 라이벤스타인이 발표한 이론이지만 밴드왜건 효과와는 상반된 의미다. ‘특별한 당신’ ‘프리미엄’ 등은 스놉효과를 노린 대표적 광고문구다.

#디드로 효과…세트가 필요해

디드로 효과(diderot effect)는 문화적으로 연결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소비재에 관한 사회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프랑스의 학자 드니 디드로의 저술에서 가장 먼저 사용됐으며 이후 소비 패턴을 연구하는 인류학자 그랜트 매크래켄이 1988년 ‘문화와 소비’에서 소개했다. 쉽게 말하면 하나의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에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계속해서 사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즉, 제품 간 조화를 추구하는 욕구가 소비에 소비를 불러 충동구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상품들 사이에 기능적 동질성이 아닌 정서적·심미적 동질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여지는 제품일수록 이 효과는 강하게 나타난다

디드로 효과는 디드로의 에세이 ‘나의 오래된 가운을 버림으로 인한 후회’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그는 어느 친구가 선물한 우아하고 멋진 붉은색의 겉옷이 옛날 가운을 대체하면서 선물받은 옷에 어울리게 책상이 바뀌고, 벽걸이가 바뀌고, 결국에는 모든 가구와 인테리어가 바뀐 일화를 소개했다. ‘00에 어울리는…’이라는 광고문구는 디드로 효과를 노린 표현이다.

#베블런 효과…과시하고 싶어서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는 가격이 오르는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이 1899년 출간한 저서《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자각 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하였다. 베블런은 이 책에서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면서 상류층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고,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치를 일삼는다고 꼬집었다.

값비싼 귀금속류나 고가의 가전제품, 고급 자동차 등은 경제상황이 악화되어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신의 부(富)를 과시하거나 허영심을 채우기 위한 구매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다. ‘명사만을 위한…’ 등의 표현은 베블런 효과를 노린 광고문구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정보비대칭…광고가 얼마나 해소시킬까

시장에 각 거래 주체(개인 기업 정부)가 보유한 정보에 차이가 있을 때, 그 정보의 불균형을 정보비대칭이라고 부른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사람들이 보유한 정보의 분포에 편향이 있어, 경제 주체 사이에 정보격차가 생기는 현상, 또는 그러한 성질을 일컫는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미국의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다. 그는 ‘의료의 불확실성과 복지경제학’이라는 논문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의료보험의 효율적 운용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광고 옹호론자들은 광고가 기업과 소비자 간의 정보비대칭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제품의 기능이나 효능 등을 광고를 통해 알림으로써 소비자들은 제품 정보를 얻게 되고 선택권도 넓어진다는 얘기다. 일리 있는 말이다. 광고가 전혀 없는 세상에 산다면 소비자들은 물건을 살 때마다 혼란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광고가 오히려 정보를 왜곡시켜 비대칭을 심화시킨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소비자들이 속내를 들여다보기 어려운 의약품이나 복잡한 금융상품 등의 경우 부작용이나 위험성보다는 판매에 유리한 정보만 공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