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40대 중반부터 서서히 진행, 극도의 피로감·성욕도 사라져
보양식 챙겨먹는 것보다 남성호르몬 주사가 효과 있어
50대 중반의 중소기업 영업부 이모 부장은 요즘 기력이 많이 떨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오후만 되면 찾아오는 피로감에 모든 일이 귀찮다. 무기력감이나 의욕상실에 빠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 염려가 될 정도다. 성에 대한 욕구도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부부관계를 마지막으로 가진 지가 언젠지 까마득하다. 가을을 타나 싶어 걱정스러운 마음에 ‘보양식’으로 사라져버린 기운을 되찾으려 노력 중이다.
전문의들은 가을 타는 중년 남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갱년기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이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중단되면서 갱년기 증상(폐경증후군)을 겪듯이 남성도 40대 후반~50대에 체내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 갱년기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무기력? 짜증? 갱년기 탓일 수도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을 거치며 기력이 떨어지고 바쁜 일상에 지친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갱년기에 들어선 것이 더 큰 탓일 수 있다. 갱년기는 인체가 성숙기를 지나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대개 쉰 살 전후 몸에 이 부장 같은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력감과 우울증이 찾아오며 자신감도 상실한다.
몸은 항상 피로한 듯하고, 실제로 업무에까지 지장을 준다. 근력도 떨어지고 성욕도 일어나지 않는다. 평소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보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은 몸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한남성갱년기학회 자료에 따르면 50대의 12%, 60대의 19%가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이 시기 몸의 이상 증세는 보양식을 먹고, 운동을 하고, 금주·금연하는 등 생활습관을 바꾼다고 해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원인을 바로 알고 잡아야 한다. 노화라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원인을 제대로 알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남성호르몬 부족, 직접 보충하면 효과
남성의 갱년기 증상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을 제대로 생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40대 중반부터 서서히 진행된다. 여성은 폐경이라는 눈에 보이는 기준이 있지만 남성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도 제대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 시기에 보통 “정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보양식 같은 음식으로는 남성호르몬이 보충되지 않는다. 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원장은 “오히려 기름기 있는 음식을 너무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과잉으로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호르몬에 이상이 있다면 보양식보다는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는 것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주기적으로 혈중 남성호르몬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호르몬 보충제를 통해 성기능이 개선되고 근육 증가, 골다공증 등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몬 보충요법은 여러 형태가 있다. 예전에는 남성호르몬을 근육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을 많이 썼다. 통상 5~6회(1회당 5만~10만원) 정도 주사를 맞는다.
그러나 2~3주마다 병원을 찾아야 하고 주사 직후와 다음 주사 직전까지 혈중 남성호르몬 농도 변화가 심해진다. 그렇게 되면 감정이나 성욕 기복도 심해져 일관된 효과를 얻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요즘에는 한번 복용하면 3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는 근육주사(바이엘 네비도)도 나왔다. 가격은 30만원대로 다소 비싸다. 젤이나 패치제처럼 피부에 바르거나 붙이는 방법도 있는데 피부를 자극하고 다른 사람에게 묻히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근래에는 영양제처럼 매일 먹는 알약 형태로 개발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제제가 나와 안전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식사 때 복용하면 흡수율 높아져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음식과 함께 복용할 경우 더 좋은 효과를 낸다. 남성호르몬은 지방과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식사 중, 여의치 않다면 식사 직후에 보충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오메가3 등 지방 제제와 함께 복용하면 더 도움이 된다.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복용 후 2~3시간 내 효과가 나타나며, 6~8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하지만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혈전증(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져 혈관을 막는 질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이나 울혈성 심부전증 환자,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은 남성호르몬 보충제 사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 원장은 “의료계에선 남성호르몬제가 전립선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쟁도 있는데, 전립선암 보유 환자나 전립선비대증이 심한 환자는 일단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무조건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고 열량 높은 보양식을 과식하지 말고 전문가를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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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부터 서서히 진행, 극도의 피로감·성욕도 사라져
보양식 챙겨먹는 것보다 남성호르몬 주사가 효과 있어
50대 중반의 중소기업 영업부 이모 부장은 요즘 기력이 많이 떨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오후만 되면 찾아오는 피로감에 모든 일이 귀찮다. 무기력감이나 의욕상실에 빠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 염려가 될 정도다. 성에 대한 욕구도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 부부관계를 마지막으로 가진 지가 언젠지 까마득하다. 가을을 타나 싶어 걱정스러운 마음에 ‘보양식’으로 사라져버린 기운을 되찾으려 노력 중이다.
전문의들은 가을 타는 중년 남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갱년기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이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중단되면서 갱년기 증상(폐경증후군)을 겪듯이 남성도 40대 후반~50대에 체내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 갱년기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무기력? 짜증? 갱년기 탓일 수도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을 거치며 기력이 떨어지고 바쁜 일상에 지친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갱년기에 들어선 것이 더 큰 탓일 수 있다. 갱년기는 인체가 성숙기를 지나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대개 쉰 살 전후 몸에 이 부장 같은 이상 신호가 나타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력감과 우울증이 찾아오며 자신감도 상실한다.
몸은 항상 피로한 듯하고, 실제로 업무에까지 지장을 준다. 근력도 떨어지고 성욕도 일어나지 않는다. 평소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보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은 몸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한남성갱년기학회 자료에 따르면 50대의 12%, 60대의 19%가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이 시기 몸의 이상 증세는 보양식을 먹고, 운동을 하고, 금주·금연하는 등 생활습관을 바꾼다고 해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원인을 바로 알고 잡아야 한다. 노화라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원인을 제대로 알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다.
○남성호르몬 부족, 직접 보충하면 효과
남성의 갱년기 증상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을 제대로 생성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성호르몬의 감소는 40대 중반부터 서서히 진행된다. 여성은 폐경이라는 눈에 보이는 기준이 있지만 남성은 그런 게 없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도 제대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 시기에 보통 “정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보양식 같은 음식으로는 남성호르몬이 보충되지 않는다. 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원장은 “오히려 기름기 있는 음식을 너무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과잉으로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호르몬에 이상이 있다면 보양식보다는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는 것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주기적으로 혈중 남성호르몬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호르몬 보충제를 통해 성기능이 개선되고 근육 증가, 골다공증 등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르몬 보충요법은 여러 형태가 있다. 예전에는 남성호르몬을 근육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을 많이 썼다. 통상 5~6회(1회당 5만~10만원) 정도 주사를 맞는다.
그러나 2~3주마다 병원을 찾아야 하고 주사 직후와 다음 주사 직전까지 혈중 남성호르몬 농도 변화가 심해진다. 그렇게 되면 감정이나 성욕 기복도 심해져 일관된 효과를 얻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요즘에는 한번 복용하면 3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는 근육주사(바이엘 네비도)도 나왔다. 가격은 30만원대로 다소 비싸다. 젤이나 패치제처럼 피부에 바르거나 붙이는 방법도 있는데 피부를 자극하고 다른 사람에게 묻히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근래에는 영양제처럼 매일 먹는 알약 형태로 개발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제제가 나와 안전한 치료가 가능해졌다.
○식사 때 복용하면 흡수율 높아져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음식과 함께 복용할 경우 더 좋은 효과를 낸다. 남성호르몬은 지방과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식사 중, 여의치 않다면 식사 직후에 보충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오메가3 등 지방 제제와 함께 복용하면 더 도움이 된다.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복용 후 2~3시간 내 효과가 나타나며, 6~8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하지만 남성호르몬 보충제는 혈전증(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져 혈관을 막는 질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만성폐쇄성 호흡기질환이나 울혈성 심부전증 환자,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은 남성호르몬 보충제 사용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 원장은 “의료계에선 남성호르몬제가 전립선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쟁도 있는데, 전립선암 보유 환자나 전립선비대증이 심한 환자는 일단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무조건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고 열량 높은 보양식을 과식하지 말고 전문가를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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