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영 기자] ‘불꽃목사’의 두 얼굴.
10월19일 오후 방송 예정인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교회를 목회장이 아닌 사업장으로 이용하고 신도들을 빈곤케 만든 한 목사의 실체를 추적한다.
1990년 경기도 수원에 ‘불꽃OO교회’가 창립됐다. 이곳 당회장 강 목사는 교회 지하에 ‘소망OOO(공동체)’를 만들어 장애인, 노숙자 등사회적 소외자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신도는 자연스럽게 늘어났고, 강 목사는 2000년대 초 수십 명 분의 밥을 직접 퍼 나르며 참된 봉사를 실천하는 목사로 각종 매스컴에 소개됐다. 명성은 날로 높아졌고, 지하 월세방에서 시작한 교회는 10년 만에 3개의 성전을 가진 큰 교회로 성장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 교회의 전 신도로부터 뜻밖의 제보를 받았다. 강 목사가 제주도에 성전을 건립한다는 이유로 신도들에게 큰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것. 제보자 어머니의 사망보험금 1억원 역시 강 목사에게 전해졌다고 했다. 돈이 없던 신도들은 카드깡이나 대출을 요청받고 신용불량자가 되어 파산을 신청했다. 피해자들 상당수는 “축복을 받으려면 몸으로, 물질로 봉사해야 한다”는 강 목사의 충고에 쉽게 헤어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강 목사의 사기극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언론에 소개된 강 목사는 스스로 리어카를 끌며 휴지를 팔던 가난뱅이 시절을 겪었고, 지금의 남편으로부터 납치와 감금을 당했으며, 백혈병이 걸린 상황에서도 거리의 거지를 끌어안았다. 2009년 모 신문사는 이러한 인지도와 사연을 바탕으로 ‘가장 감동적인 목사’로 강 목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 목사와 십 수년을 함께 해온 수많은 신도들은 갈수록 가난해졌다. 1999년 신도들에게 카드깡과 대출을 강권해 자신의 명의로 제주도 땅을 구입할 당시에도 “투자를 하면 이자와 함께 축복을 내려준다. 나에게 감동받은 필리핀 퇴역 장군이 수천 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기도 했다”며 신도들의 돈을 가로채 갚지 않았다. 부동산 개발을 신의 뜻으로 포장하고 맹종을 이용해 사기를 쳤다는 게 신도들의 주장이다.
교회에서 빠져나온 신도들은 강 목사의 인생 전체가 사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운 신유능력도, 계시를 받았다는 말씀도, 목사 안수과정이나 학회 자체도 모두 가짜라는 것이다. 실제로 강 목사가 이력서에 적어 넣은 학위 수여기관 어디에서도 그의 학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2010년 여러 건의 고소가 진행되자 강 목사는 기도원 부지 매입 건으로 마지막 피해자를 만들고는 필리핀으로 떠났다. 현재는 홍콩을 거쳐 중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전히 자신을 믿는 몇몇 신도들을 이용해 돈을 송금받고 하인처럼 부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야. 나 100만원 만 빌려줘라’ 눈을 보니까 떼 먹을 놈이야. 그럼 빌려줘 안빌려줘? 떼먹을 것 같으면 절대 안 줘. 믿으니까 빌려주는거야. 아셨어요?” (강 목사 설교 中)
작은 교회를 둘러싼 사기극의 내막은 10월19일 오후 11시15분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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