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정상회의(EAS) 회원국들이 글로벌 인재포럼과 손잡고 지역 내 직업교육 강화에 나섬에 따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모바일 등을 활용한 ‘이러닝(e-learning)’ 등 교육훈련 시스템을 동아시아 국가들에 보급하면서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훈련기관협의체’ 한국이 주도
EAS 회원국이 참여하는 훈련기관 협의체(EAS 직업교육훈련기관 네트워크) 구축 방안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과학교육 분야 협력사업을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성장 동력으로 등장한 아시아가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직업교육 분야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훈련기관 협의체 구축은 한국과 호주가 주도하고 있다. 호주는 산업별 협회가 주도적으로 대학들과 협의해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등 산학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한국은 인재개발을 바탕으로 짧은 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룬 점이 각각 높게 평가받아서다.
EAS 직업교육훈련기관 네트워크에는 각국 정부의 직업교육훈련 담당 국장급 공무원과 직업교육훈련기관 핵심 간부가 참여한다. 초대 의장을 맡은 강영순 교육부 국제협력관은 “인적자원 외에 다른 자원이 없었던 한국이 경제성장을 이룬 데는 직업교육훈련이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EAS의 평가”라며 “이런 평가가 한국에서 훈련기관 협의체 창립총회를 열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인재포럼에서 우수 사례 전수
EAS 직업교육훈련기관 네트워크는 직업교육 분야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국가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각국 자격증의 지역 내 통용성 확대 △이러닝을 통한 교육 기회 확대 △중소기업에 적합한 인재개발 전략 △노동시장 정보를 활용한 직업교육훈련 발전 방안 △중·고교 직업교육 혁신 방안 등이 주요 의제다.
참가국 대표들은 다음달 4~6일 자체 회의를 열고, 7일에는 글로벌 인재포럼 주요 세션에 참가해 이러닝과 직업교육 등 선진사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아시아 각국은 세계 경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등교육 단계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한 한국의 마이스터고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이러닝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일부 국가는 스마트교육 시스템 구축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태블릿PC 등 기기와 교육 콘텐츠 등의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과 개도국 잇는 가교 역할
인재포럼은 동남아시아 각국의 교육정책 개발에 이어 직업교육훈련에도 기여하게 돼 앞으로도 인재개발 분야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해나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2009년부터 인재포럼과 손잡고 아시아·태평양지역 9개 국가 장·차관 등 고위 교육공무원 연수(세계은행 EAP 프로그램)를 한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번로언 나스 캄보디아 교육체육부 차관은 “인재포럼에서 캄보디아 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얻어 몇 년째 참가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영생 연구위원은 “한국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이 인재포럼을 통해 EAS 회원국들에 적절하게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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