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일본 아오모리
고원 중앙 수심 326m 호수 따라 캠핑장
인근 오이라세 계류 빼어난 풍광에 매료
국내 캠핑 인구가 폭증하면서 연휴마다 전국의 캠핑장은 몸살을 앓는다. 예약하기도 힘들고 막상 가더라도 오롯이 캠핑을 즐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럴 때 ‘쿨’하게 다녀올 만한 곳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 캠핑의 좋은 점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름답게 잘 보존된 자연이 일본 캠핑의 최대 무기다.
캠핑장 시설은 싸고 깔끔하다. 한 가족이 머물러도 한 자리 비용만 내면 편하게 캠핑하며 온천까지 즐길 수 있다.
○캠핑으로 만나는 아오모리의 속살
일본 혼슈(本州)섬의 최북단. 푸르다(靑)는 뜻의 ‘아오이’와 숲(森)을 이르는 ‘모리’가 합쳐진 아오모리현은 숲에 관한 한 일본 관광객이 단연 첫손에 꼽는 곳이다. 아오모리시에서 평야를 가로질러 하코다의 산허리를 감아돌고 시리도록 푸른 산림의 고원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고원 중앙에는 해발 400m, 둘레 44㎞의 거대한 도와다(十和田) 호수가 있다. 20만여년 전 화산의 분화로 생긴 칼데라호다.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326.8m에 이른다. 워낙 커서 호숫가에는 얕은 파도가 칠 정도다. 이 거대한 호수 가장자리에 30년 넘게 일본 캠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우타루베캠핑장이 있다. 캠핑장 주변을 감싸고 있는 대자연의 풍광 앞에 어제의 기억은 머물 자리를 잃게 만든다.
아오모리 특유의 낮게 깔린 구름이 마치 호수를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산등성이 넘어 차오르는 달빛에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해오름은 모든 것을 삼키듯 빨아들이는 물안개를 피어 올린다. 그 사이로 유유히 카누잉을 즐기는 수많은 캠퍼, 한없이 여유로운 노질은 한 폭 산수화를 눈앞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호수의 매력 탓에 캠핑장은 규슈에서 온 현지인들까지 만원을 이뤘다. 카누를 마친 이들이 향한 다음 코스는 예상대로였다. 가을 아오모리 여행의 정점인 오이라세 계류(溪流). 이 도와다호수의 물이 흘러내려가 계류가 형성되는 것이다.
오이라세 계류는 일본 메이지시대 문인인 오마치 게이게쓰가 산책하기 좋은 길로 추천한 숲으로, 도와다 국립공원에서 엄격히 관리하는 곳이다. 너비 1m가량의 산책로 이외에는 사람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일본철도(JR) 가하치노헤역에서 내려 버스로 50분 정도면 오이라세 계류 산책코스 들머리에 도착한다. 캠핑장에서는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14㎞ 정도 되는 산책코스를 서너 시간 동안 차분하게 모두 걷는 것도 좋고 중간부터 짧은 시간 걸어도 좋다.
○걷기 좋은 길 ‘오이라세 계류’
오이라세 계류의 ‘오이라세’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여울이 많아진다는 뜻. 산책 코스로 깊이 들어갈수록 뛰어난 풍광의 계곡물을 만날 수 있는데 협곡의 험준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물살이 기다리고 있다. 지옥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모습의 아수라 급류,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단실처럼 얇은 물줄기가 아름다운 시라이토노타키, 울퉁불퉁한 바위에 부딪혀 계단처럼 내려오는 구단노타키 등 크고 작은 14개의 폭포를 살펴보는 것도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오이라세 계류의 숲은 힐링, 자연치유를 몸소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삼림욕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일깨운다. 하늘을 가릴 듯 엄청난 높이의 고목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고목에는 둥치부터 푸른 이끼가 잔뜩 끼어 있는데 천연림에 대한 경외감마저 든다. 더군다나 14㎞에 이르는 산책로에 많은 양의 물이 흐르는데 표고차가 100m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누구나 걸을 수 있게 발바닥을 자극한다.
길 마지막에 나오는 조시오타키 폭포가 그중에서도 압권이다. 너비 20m, 높이 7m의 비교적 작은 폭포인데 ‘도쿠리’라는 별칭을 달고 있다. ‘도쿠리’는 목이 얇은 호리병을 뜻하는 일본말로, 고대 일본인들은 산신령이 오이라세 계류의 원천인 ‘도와다호수’의 술병을 기울여 이 폭포를 만들어낸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아오모리의 대표 명산 핫코다산
아오모리의 깊은 속살을 봤다면 이번에 숲에서 나와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명산 핫코다(八甲田)산을 오를 차례. 핫코다산은 도와다국립공원 북부에 걸쳐 있는 여러 개의 봉우리로 구성된다. 그중 한 봉우리인 다모야치다케 정상(1324m)까지 10분 만에 데려다주는 101인승 대형 케이블카에 올랐다.
빠르게 올라가는 케이블카 안에서 드넓게 펼쳐진 고산지역을 살피다 보니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서처럼 귀의 고막이 먹먹해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식생의 변화가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위쪽으로 갈수록 침엽수 비중이 높아지고 나무의 키도 작다. 늪과 습지를 따라 광범위하게 생태계가 형성돼 있는데 습원식물과 고산식물의 보고라고 할 정도로 생태학적인 가치도 높다고 한다.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핫코다산 일대는 아오모리표 청명함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내려와서는 아오리 사과를 꼭 맛볼 일이다.
아오모리 = 허준규 캠핑전문가 campingii@naver.com
여행팁
인천공항에서 아오모리공항으로 가는 직항편을 이용하면 2시간20분 걸린다. 아오모리현은 아오리사과의 원산지로 사과맛이 아주 좋다. 한국 여행자들이 찜찜해하는 방사능 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아오모리는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에서 북쪽으로 420㎞ 떨어져 있어 남쪽의 도쿄보다 더 멀다는 것. 아오모리 여행상품 중 캠핑여행 상품은 캠핑협동조합(070-7005-5258)이 운영하며 11월부터 변경 적용되는 항공노선에 맞춰 1~3일 참가자를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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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오모리
고원 중앙 수심 326m 호수 따라 캠핑장
인근 오이라세 계류 빼어난 풍광에 매료
국내 캠핑 인구가 폭증하면서 연휴마다 전국의 캠핑장은 몸살을 앓는다. 예약하기도 힘들고 막상 가더라도 오롯이 캠핑을 즐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럴 때 ‘쿨’하게 다녀올 만한 곳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 캠핑의 좋은 점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인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름답게 잘 보존된 자연이 일본 캠핑의 최대 무기다.
캠핑장 시설은 싸고 깔끔하다. 한 가족이 머물러도 한 자리 비용만 내면 편하게 캠핑하며 온천까지 즐길 수 있다.
○캠핑으로 만나는 아오모리의 속살
일본 혼슈(本州)섬의 최북단. 푸르다(靑)는 뜻의 ‘아오이’와 숲(森)을 이르는 ‘모리’가 합쳐진 아오모리현은 숲에 관한 한 일본 관광객이 단연 첫손에 꼽는 곳이다. 아오모리시에서 평야를 가로질러 하코다의 산허리를 감아돌고 시리도록 푸른 산림의 고원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고원 중앙에는 해발 400m, 둘레 44㎞의 거대한 도와다(十和田) 호수가 있다. 20만여년 전 화산의 분화로 생긴 칼데라호다.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326.8m에 이른다. 워낙 커서 호숫가에는 얕은 파도가 칠 정도다. 이 거대한 호수 가장자리에 30년 넘게 일본 캠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우타루베캠핑장이 있다. 캠핑장 주변을 감싸고 있는 대자연의 풍광 앞에 어제의 기억은 머물 자리를 잃게 만든다.
아오모리 특유의 낮게 깔린 구름이 마치 호수를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산등성이 넘어 차오르는 달빛에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해오름은 모든 것을 삼키듯 빨아들이는 물안개를 피어 올린다. 그 사이로 유유히 카누잉을 즐기는 수많은 캠퍼, 한없이 여유로운 노질은 한 폭 산수화를 눈앞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호수의 매력 탓에 캠핑장은 규슈에서 온 현지인들까지 만원을 이뤘다. 카누를 마친 이들이 향한 다음 코스는 예상대로였다. 가을 아오모리 여행의 정점인 오이라세 계류(溪流). 이 도와다호수의 물이 흘러내려가 계류가 형성되는 것이다.
오이라세 계류는 일본 메이지시대 문인인 오마치 게이게쓰가 산책하기 좋은 길로 추천한 숲으로, 도와다 국립공원에서 엄격히 관리하는 곳이다. 너비 1m가량의 산책로 이외에는 사람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일본철도(JR) 가하치노헤역에서 내려 버스로 50분 정도면 오이라세 계류 산책코스 들머리에 도착한다. 캠핑장에서는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14㎞ 정도 되는 산책코스를 서너 시간 동안 차분하게 모두 걷는 것도 좋고 중간부터 짧은 시간 걸어도 좋다.
○걷기 좋은 길 ‘오이라세 계류’
오이라세 계류의 ‘오이라세’는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여울이 많아진다는 뜻. 산책 코스로 깊이 들어갈수록 뛰어난 풍광의 계곡물을 만날 수 있는데 협곡의 험준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물살이 기다리고 있다. 지옥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모습의 아수라 급류,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단실처럼 얇은 물줄기가 아름다운 시라이토노타키, 울퉁불퉁한 바위에 부딪혀 계단처럼 내려오는 구단노타키 등 크고 작은 14개의 폭포를 살펴보는 것도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오이라세 계류의 숲은 힐링, 자연치유를 몸소 실천하는 길이기도 하다. ‘삼림욕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일깨운다. 하늘을 가릴 듯 엄청난 높이의 고목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다. 고목에는 둥치부터 푸른 이끼가 잔뜩 끼어 있는데 천연림에 대한 경외감마저 든다. 더군다나 14㎞에 이르는 산책로에 많은 양의 물이 흐르는데 표고차가 100m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누구나 걸을 수 있게 발바닥을 자극한다.
길 마지막에 나오는 조시오타키 폭포가 그중에서도 압권이다. 너비 20m, 높이 7m의 비교적 작은 폭포인데 ‘도쿠리’라는 별칭을 달고 있다. ‘도쿠리’는 목이 얇은 호리병을 뜻하는 일본말로, 고대 일본인들은 산신령이 오이라세 계류의 원천인 ‘도와다호수’의 술병을 기울여 이 폭포를 만들어낸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아오모리의 대표 명산 핫코다산
아오모리의 깊은 속살을 봤다면 이번에 숲에서 나와 아오모리를 대표하는 명산 핫코다(八甲田)산을 오를 차례. 핫코다산은 도와다국립공원 북부에 걸쳐 있는 여러 개의 봉우리로 구성된다. 그중 한 봉우리인 다모야치다케 정상(1324m)까지 10분 만에 데려다주는 101인승 대형 케이블카에 올랐다.
빠르게 올라가는 케이블카 안에서 드넓게 펼쳐진 고산지역을 살피다 보니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서처럼 귀의 고막이 먹먹해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식생의 변화가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위쪽으로 갈수록 침엽수 비중이 높아지고 나무의 키도 작다. 늪과 습지를 따라 광범위하게 생태계가 형성돼 있는데 습원식물과 고산식물의 보고라고 할 정도로 생태학적인 가치도 높다고 한다. 일본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핫코다산 일대는 아오모리표 청명함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내려와서는 아오리 사과를 꼭 맛볼 일이다.
아오모리 = 허준규 캠핑전문가 campingii@naver.com
여행팁
인천공항에서 아오모리공항으로 가는 직항편을 이용하면 2시간20분 걸린다. 아오모리현은 아오리사과의 원산지로 사과맛이 아주 좋다. 한국 여행자들이 찜찜해하는 방사능 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아오모리는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福島)에서 북쪽으로 420㎞ 떨어져 있어 남쪽의 도쿄보다 더 멀다는 것. 아오모리 여행상품 중 캠핑여행 상품은 캠핑협동조합(070-7005-5258)이 운영하며 11월부터 변경 적용되는 항공노선에 맞춰 1~3일 참가자를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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