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일명 ‘문콕 테러’라 불리는 차량 흠집 내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는 일반적인 주차공간보다 넓어진 광폭(와이드형·그림) 주차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문콕은 주차된 차량이 차 문을 열면서 옆 차에 흠집 내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다.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의 좁은 주차공간에서 차 문을 열다보면 본의 아니게 문콕 하는 경우가 생긴다. 문콕을 하고 뺑소니를 치는 운전자를 찾기 위해 같은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주차된 차량의 전후방이 감시되는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등 불신이 커져 사회적 스트레스로 꼽힐 정도다.
아파트 단지 내 문콕 테러 사례가 늘어나자 건설사들은 신규 분양 단지의 주차장의 폭을 최대한 넓게 확보하고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있다. 주차공간이 넓어지면 운전이 미숙하거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승합차 등 대형 차량을 가진 운전자도 쉽게 주차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이 신길뉴타운에 공급하는 첫 번째 아파트인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의 주차공간은 일반적인 폭(2.3m)보다 20㎝ 넓은 광폭 주차장이 전체의 82%를 차지한다. 지난 6월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A2-5블록)’의 경우 광폭 주차 비율이 90% 이상 적용됐다.
주차공간을 최대한 넓게 확보하기 위해 공사비를 더 쓰는 경우도 있다. 동원개발이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서 분양하고 있는 ‘미사강변 동원로얄듀크’는 주차장의 100%가 광폭으로 설계됐다. 동원개발은 지하 터파기에 공사비가 더 들어가는데도 지하주차장을 2개 층으로 확보해 지하 공간을 최대한 넓혀 설계했다. 기존보다 10㎝ 넓은 폭(2.4m)의 주차공간이 전체 주차대수의 70%이며 폭이 2.5m인 주차공간은 30%로 구성했다. SK건설이 짓고 있는 ‘인천 SK스카이뷰’도 전체 주차장의 100%를 광폭으로 설계했다. 2.4m 주차공간이 80%이며 2.5m가 20% 비율이다.
김한강 삼성물산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분양소장은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를 보면 주차공간을 넓게 확보하기 위해 지하층을 더 파내려간다거나 확보된 주차공간의 데드스페이스(죽는 공간)를 최소화하는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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