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국 노동·서비스 구조개혁해야

입력 2013-10-21 21:19  

"美 QE축소·中 경기후퇴 등에
내수 위축 따른 하방위험 상존
성장잠재력 키우는데 주력해야"

아눕 싱 <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



아시아는 지금 새로운 글로벌 환경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미 많은 신흥국에서 자본 도피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이런 위기를 관리할 수 있었으나 경제적 기반이 비교적 약한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가장 심한 타격을 입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금융긴축이 질서 있게 진행됐다. 일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에서는 자본흐름의 방향이 바뀌면서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기도 했다. 한국은 자금유출 흐름을 극복했다. 금리가 소폭 상승했고 원화 가치와 주가도 상승했다. 이런 상황은 견실한 거시경제적 기반과 금융시장의 안정성 덕분이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외부 환경이 변하더라도 아시아의 성장 전망은 그다지 약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자금 조달이 압박을 받아 성장이 둔화될 수도 있지만 이를 상쇄할 여력이 있다. 왜냐하면 선진국의 경기회복, 통화약세, 견실한 국내수요,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과 노동시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약 6%와 5.3%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이 더 커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글로벌 금융 상황이 더욱 압박을 받는 경우에는 포트폴리오 유출이 다시 시작될 수 있어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통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저성장에 직면하게 된다. 유가 상승과 신흥국의 금융불균형 성장도 잠재 위험 요소다. 중국과 인도는 투자와 성장의 지속적인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환경을 헤쳐나가려면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일관성 있는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환율의 유연성도 필요하다.

한국은 잠재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건전한 거시경제적 관리와 금융과잉 해소가 빛을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단기외채 감소, 낮은 인플레이션과 공공 부채, 성장회복 등 건전한 경제적 기반 덕택으로 다른 국가들보다 외부 충격을 적게 받았고 안전한 피난처로 인정받았다. 경제는 바닥을 친 후에 상승하고 있고 강력한 해외수요와 국내수요 회복에 힘입어 성장률이 2013년에 2.8%, 2014년에 3.7%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재성장률에 미달해 경제회복은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거시경제 정책은 경기순응적 조치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배경과 함께 글로벌 상품가격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아베노믹스가 한국의 경쟁력을 침식할 것이라는 초기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8월에 반등했으며 경상수지 흑자는 2013년에 국내총생산(GDP)의 4.5%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방위험은 여전하다. 외부적 위험 요소로는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무질서한 출구전략, 유로존의 금융위기 재발,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예상보다 심한 경기후퇴 등이다. 내부적 위험 요소로는 높은 가계 부채로 인한 수요부진이다. 이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하방 시나리오가 실제로 발생하더라도 재정적인 측면에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강력하게 대응할 충분한 정책적인 여력을 갖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낮은 국내 수요를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성장잠재력을 증가시키며,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것에 중점을 둔 정책들을 실행해야 한다. 또한 인구 고령화로 성장잠재력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시장과 서비스 부문에 대한 종합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2000년대 초부터 확대되기 시작한 소득불평등도 줄여야 한다. 과감하고 종합적인 개혁을 추진할 때 한국은 새로운 번영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다.

아눕 싱 <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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