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을 전한 이상옥 창신대 교수는 “교수님이 한 달 전 혈액암 진단을 받고 그동안 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받았다”며 “어제 낮에는 원고를 쓸 정도로 최근 들어 경과가 좋아졌는데, 오늘 오전 댁에서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1932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민속학을 전공했다. 29세 때 대학 교수가 된 후 50년 동안 교직에 있었다.
서강대 국문학 교수, 하버드 옌칭연구소 객원교수를 지낸 고인은 연구 인생 60여년 동안 한국인의 질박한 삶의 궤적을 조명해왔다. 특히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와 ‘한국인의 자서전’을 통해 한국인의 죽음론과 인생론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정년 6년을 남긴 1991년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같은 삶을 살고자 낙향했다. 그곳에서 인제대 교수, 계명대 석좌교수, 지리산고 강사 등을 지내며 해마다 한 권 이상의 책을 집필하고 강연을 해왔다.
저서로는 ‘한국민속과 문학연구’ ‘한국인 우리들은 누구인가’ ‘한국신화와 무속연구’ ‘한국문학형태론’ ‘독서’ ‘노년의 즐거움’ ‘그대, 청춘’ ‘공부’ ‘행복’ 등 다수가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상욱 씨(수필가)와 아들 진엽(서울대 미학과 교수)·진황(현대고 교사)씨, 딸 소영씨(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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