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키 만드는 성장위축 바이러스…성조숙증

입력 2013-10-23 08:50  

[김희운 기자] 32세 직장인 김명철(가명)씨는 올해로 직장생활 5년차다. 결혼적령기에 접어들었지만 결혼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지면서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진다.

명철 씨의 키는 165cm로 동년배 남자들보다 평균 10cm 가까이 작다. 그래서인지 소개팅 자리에 나갈 때마다 상대 여성의 못마땅해 하는 시선에 위축되는 것은 물론 자신감 없는 태도 때문에 데이트 신청에 번번이 거절당해 마음의 상처만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명철 씨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단 1cm도 크지 않았다. 유아기 때부터 또래보다 컸고 초등학교 때는 항상 뒤에서 서너 번째 안에 들었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서 성장이 멈췄다.

어머니는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키가 큰다”며 걱정 말라고 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키는 전혀 크지 않았다. 키가 작다며 의기소침해진 아들에게 아버지는 “남자는 군대 가서도 키가 큰다”며 위로했지만 명철 씨의 키는 군대를 갔다 와서도 그대로였다.

과거 부모들 사이에서는 또래보다 키가 크고 조숙한 것이 큰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 아이들은 중고등학교에 들어가면 키가 잘 크지 않아 또래보다 작아지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 7년 사이에 성조숙증 환자의 수가 19배나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는 초등학교 4~5학년에서 중학교 1~2학년 사이로 남자아이는 음모, 여드름, 고환발달이 나타나고 여자아이는 음모, 유방발달, 생리 등을 보인다. 반면 성조숙증은 여자아이는 만 8세,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2차 성징인 신체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된다.

성조숙증은 주로 여자아이들에게서 발병하는데 초경이 빠르거나 가슴에 멍울이 잡힌다. 가슴이 간지럽거나 살짝만 부딪혀도 아프다고 말하며 얼굴에는 피지와 여드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겨드랑이에서 땀 냄새가 나고 난소부위 아랫배가 따갑다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평균 여성은 10~11세 사이에 멍울이 잡히며 사춘기가 시작되고 이때부터 급격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평균 12~13세에 급성장을 하며 가슴이 나오기 시작해서 약 1년 반 정도가 지나면 초경을 하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성장이 조금씩 더뎌진다.

특히 초경을 빨리 시작한 경우, 최종 신장이 작아지고 체질량지수는 커짐과 동시에 유방암과 자궁암 등 호르몬에 의한 암 발병률이 높고 발병 시기 또한 빨라질 수 있다.

이처럼 성조숙증은 경험하는 것은 가족력(부모가 일찍 사춘기를 겪음), 저체중아로 출생한 산과력 등을 꼽을 수 있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잘못된 식습관에 따른 비만,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접촉), 야행성 활동으로 인한 멜라토닌 감소 등이 원인이 된다.

가정불화나 가정해체 등의 스트레스, TV 및 인터넷 등의 성적 자극 환경에의 노출 등에 의해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중 환경적 요인이 성조숙증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성장클리닉전문 한의원 하이키 잠실점 이승용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신체 발달에 매우 민감해서 언제나 자신을 남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들은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 학교성적을 관리하듯 아이의 신체변화에도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식습관과 생활관리, 성장 자극 운동 등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서 “예방조치에도 불구하고 성조숙증 증상을 보인다면 한방치료를 통해 성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초경지연과 키 성장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영화 ‘신데렐라 맨’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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