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굳히기'일까 삼성전자의 '뒤집기'일까.
애플과 삼성전자가 굵직한 태블릿PC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하반기 태블릿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이 시장은 애플이 '넘사벽'(넘을 수 없는 존재)으로 군림해왔지만 갤럭시 노트군을 앞세운 삼성전자가 점차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처음으로 30%대 아래로 떨어져 29.2%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6.9%로 2위에 올랐으나 애플과는 아직 1.5배 가량 차이가 난다.
업계에서는 신제품을 가지고 격돌하는 하반기 시장에서 두 회사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 '레티나' 단 아이패드 미니2로 공세
애플은 22일(현지시간) 기존 제품보다 해상도를 두 배 높인 아이패드 미니2와 체중감량에 성공한 아이패드 에어를 발표했다.
9.7인치 원조 아이패드보다 화면 크기를 줄인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는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인 뒤 아이패드를 뛰어넘는 인기를 끌었다. 전체 아이패드 판매량의 65%를 차지할 정도다.
다만 아이패드와 달리 '레티나' 화면을 장착하지 않아 화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받았다.
이에 따라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2에 레티나 화면을 탑재하고 해상도는 2048*1536까지 끌어올려 단점을 극복했다.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아이폰5S에 탑재한 최고성능 A7을 넣었다. 가격은 와이파이 모델 16GB기준으로 399달러(한화 약 42만원)이다.
애플은 이날 아이패드에서 무게와 두께를 확 줄인 아이패드 에어(5세대 아이패드)도 새롭게 선보였다. 4세대 아이패드에 비해 얇고 가벼운 이 제품은 두께 7.5mm, 무게 1파운드(약 454g)에 불과하다.
테두리(베젤) 너비도 기존 제품보다 43% 좁아져 화면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제품 크기는 작아졌다. AP는 아이패드 미니와 같은 A7 프로세서를 썼다. 아이패드 에어 가격은 499달러(약 53만원)다.
◆ 삼성, 최고 해상도 갤럭시 노트10.1로 반전
삼성전자는 2014년 형 갤럭시 노트10.1로 아이패드 미니2·아이패드 에어에 맞서며 전세역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10일 이미 북미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고 이달 말께는 국내에서도 이동통신3사를 통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께 발매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의 구체적인 출시일과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4년형 갤럭시 노트10.1은 10인치 대화면에 다양한 그리기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S펜을 탑재한 태블릿이다.
아이패드 미니보다 해상도는 더 높아 2560*1600을 지원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태블릿 중에서는 가장 좋은 화질을 제공한다. AP는 갤럭시 노트3와 같은 수준인 2.3GHz 쿼드 코어(LTE 버전)를 달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패드 시장점유율을 계속 빼앗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애플이 아직 태블릿 시장에서 최대 브랜드"라면서도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들에 조금씩 잠식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애플은 지난해 1분기 44.8%에 달했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이 지난 2분기 29.2%까지 떨어졌다. 애플의 태블릿 시장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0년 4월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6% 점유율에서 16.9%로 증가했다. 삼성은 특히 국내에서는 아이패드 판매량을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삼성전자 외에 중국의 '화이트박스'(상표없는 저가 브랜드) 업체들이 차지하는 점유율도 30%에 달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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