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의 물결 /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외 / 노태복 옮김 / 한국경제신문 / 352쪽 / 1만8000원
자동차에 넣은 기름 중 실제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 쓰이는 것은 몇%나 될까. 놀랍게도 15%에 불과하다고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호주 연방과학원 사무총장은 말한다. 나머지 85%는 열과 압력, 소음의 형태로 그냥 버린다는 것. 따라서 버려지는 85%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산업은 물론 비즈니스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무디 사무총장이 프리랜서 과학기자 겸 방송인인 비앙카 노그래디와 함께 쓴 《제6의 물결》은 버려지는 자원과 에너지를 활용해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는 제6의 물결, 즉 자원·에너지 혁명이 앞으로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하는 책이다.
저자들이 러시아 경제학자 콘드라티예프의 파동이론을 바탕으로 규정한 제1의 물결은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한 18세기 중후반의 산업혁명, 제2의 물결은 19세기 중반 증기기관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철도 전성시대다. 제3의 물결은 전기의 등장, 제4의 물결은 자동차와 석유산업이 이끌었고, 제5의 물결은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네트워크 시대의 도래다.
시기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이끈 것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한 기계, 증기, 전기, 기술, 네트워크였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으니 석탄 석유 철광석 천연가스 등의 자원을 많이 투입할수록 생산량이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하는 체제였다.
앞으로는 이런 시스템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저자들은 단언한다.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자원 소비를 공급이 따라갈 수 없어 자원 투입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원 투입량과 성장이 비례하는 패러다임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고, 대신 디지털 기술이나 청정 기술, 새로운 서비스 등 다변화된 자원과 무한 반복이 가능한 순환형 자원 사용에 집중하는 제6의 물결이 온다고 이들은 전망한다. 이미 그런 시대는 시작됐다.
저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자원·에너지 사용 방식에는 엄청난 비효율이 숨어 있다. 컴퓨터 칩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리콘은 화학 공정을 통해 정제되는데 이때 950~1150도로 가열하기 위해 많은 연료를 사용한다. 정제된 실리콘 중 43%만 웨이퍼로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슈퍼마켓에선 매일 막대한 양의 팔리지 않은 신선 식품을 쓰레기로 배출한다. 미국은 채취돼 사용된 후 결국 폐기되는 원료의 양이 각 소비자 몸무게의 20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6의 물결에서 핵심 키워드는 자원의 효율성이다. 스웨덴 린네대에서 환경공학과 자원 회수를 가르치는 윌리엄 호글랜드 교수는 매립 쓰레기 t당 7~8메가줄의 에너지가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미국 기업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팔메토매립지에서 나온 메탄가스로 발전 터빈을 돌려 얻은 전기로 인근 BMW 공장이 필요로 하는 전기의 60%를 공급한다.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청정기술(클린테크놀로지)은 제6의 물결을 이끌 핵심 기술이다. 대기전력이라는 ‘전기흡혈귀’를 박멸하는 기술, 첨단 전자장치에 포함된 납 구리 금 등의 자원을 뽑아내는 전자쓰레기 재활용이 대표적 사례다.
저자들은 “자원 한정 시대에 살아남고 성장하려면 앞으로 30년간 완전히 새롭게 바뀔 비즈니스 판도를 읽어야 한다”며 제6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한 5가지 로드맵을 이렇게 제시한다. ‘쓰레기 자원에서 기회를 발견하라,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디지털 세계와 자연세계의 융합에 주목하라, 정보는 국제적으로 다루고 생산은 지역적으로 하라, 해답은 자연에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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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넣은 기름 중 실제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 쓰이는 것은 몇%나 될까. 놀랍게도 15%에 불과하다고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호주 연방과학원 사무총장은 말한다. 나머지 85%는 열과 압력, 소음의 형태로 그냥 버린다는 것. 따라서 버려지는 85%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앞으로 산업은 물론 비즈니스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한다.
무디 사무총장이 프리랜서 과학기자 겸 방송인인 비앙카 노그래디와 함께 쓴 《제6의 물결》은 버려지는 자원과 에너지를 활용해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는 제6의 물결, 즉 자원·에너지 혁명이 앞으로 혁신과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하는 책이다.
저자들이 러시아 경제학자 콘드라티예프의 파동이론을 바탕으로 규정한 제1의 물결은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한 18세기 중후반의 산업혁명, 제2의 물결은 19세기 중반 증기기관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철도 전성시대다. 제3의 물결은 전기의 등장, 제4의 물결은 자동차와 석유산업이 이끌었고, 제5의 물결은 20세기 말부터 시작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네트워크 시대의 도래다.
시기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이끈 것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한 기계, 증기, 전기, 기술, 네트워크였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으니 석탄 석유 철광석 천연가스 등의 자원을 많이 투입할수록 생산량이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하는 체제였다.
앞으로는 이런 시스템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저자들은 단언한다.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자원 소비를 공급이 따라갈 수 없어 자원 투입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원 투입량과 성장이 비례하는 패러다임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고, 대신 디지털 기술이나 청정 기술, 새로운 서비스 등 다변화된 자원과 무한 반복이 가능한 순환형 자원 사용에 집중하는 제6의 물결이 온다고 이들은 전망한다. 이미 그런 시대는 시작됐다.
저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자원·에너지 사용 방식에는 엄청난 비효율이 숨어 있다. 컴퓨터 칩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리콘은 화학 공정을 통해 정제되는데 이때 950~1150도로 가열하기 위해 많은 연료를 사용한다. 정제된 실리콘 중 43%만 웨이퍼로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슈퍼마켓에선 매일 막대한 양의 팔리지 않은 신선 식품을 쓰레기로 배출한다. 미국은 채취돼 사용된 후 결국 폐기되는 원료의 양이 각 소비자 몸무게의 20배에 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6의 물결에서 핵심 키워드는 자원의 효율성이다. 스웨덴 린네대에서 환경공학과 자원 회수를 가르치는 윌리엄 호글랜드 교수는 매립 쓰레기 t당 7~8메가줄의 에너지가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미국 기업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팔메토매립지에서 나온 메탄가스로 발전 터빈을 돌려 얻은 전기로 인근 BMW 공장이 필요로 하는 전기의 60%를 공급한다.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청정기술(클린테크놀로지)은 제6의 물결을 이끌 핵심 기술이다. 대기전력이라는 ‘전기흡혈귀’를 박멸하는 기술, 첨단 전자장치에 포함된 납 구리 금 등의 자원을 뽑아내는 전자쓰레기 재활용이 대표적 사례다.
저자들은 “자원 한정 시대에 살아남고 성장하려면 앞으로 30년간 완전히 새롭게 바뀔 비즈니스 판도를 읽어야 한다”며 제6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한 5가지 로드맵을 이렇게 제시한다. ‘쓰레기 자원에서 기회를 발견하라,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디지털 세계와 자연세계의 융합에 주목하라, 정보는 국제적으로 다루고 생산은 지역적으로 하라, 해답은 자연에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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