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주태석(홍익대 교수·59)의 풍경화는 인간의 시각과 지각으로 받아들인 내면의 풍경화다. 25일부터 서울 서초동 갤러리 마노의 개관 10주년 기념전으로 열리는 개인전에 출품된 그의 작품 20여점은 기계가 재현할 수 없는 감성적 느낌을 담고 있다.
추상미술과 미니멀리즘 계열의 회화가 화단의 대세를 이루던 1970년대 후반, 고영훈 이석주와 함께 극사실주의 회화의 흐름을 주도했던 주태석은 2000년대 들어 자연 이미지로 그 관심을 옮기면서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마음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숲과 나무를 그린 ‘자연·이미지’ 시리즈(사진)는 나무의 상단과 하단을 절단해 마치 사진의 클로즈업 기능을 활용한 것 같다. 대기의 농도에 따라 원근감을 표현하는 대기원근법을 사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대기의 농도 변화가 기계적이고 서너 단계에 불과해 대기원근법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주씨의 작품은 현실을 바탕으로 했지만 자연의 법칙과 질서에 따라 배열되지 않은 내면의 풍경화인 셈이다. 전시 11월17일까지. (02)741-6030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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