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해지면 원금 손실 볼 수도…조합이 반영 여부 결정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신용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기 위해 출자금을 낸 뒤 조합이 크게 부실해지면 출자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신협 예금금리가 종전에 비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용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마련, 내년 1분기 국회에 제출해 통과되는 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25일 발표했다.
○출자금 무조건 원금보장 않기로
개정안에 따르면 신협의 경영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조합원에서 탈퇴할 경우 출자금을 ‘전액 환급’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고치기로 했다. 손실이 많이 나면 출자금에서 일정한 비율대로 손실액을 뺀 뒤 돌려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칫하면 출자금을 다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다만 이 규정이 모든 신협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각 조합이 스스로 이 규정을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해선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강제로 출자금에 손실을 반영토록 하면 부실 조합의 경우 제도 변경 전에 조합원들이 출자금을 인출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임의규정으로 뒀다”고 설명했다.
신협에서 예금에 들거나 대출받으려면 조합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때 최소 1000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야 한다. 출자금에 대해선 최대 1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농어촌특별세 1.4%만 납부)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일부 조합은 출자금에 연 2~5% 수준의 실적배당금을 주는 것을 일종의 비과세 예금처럼 홍보해 출자금을 유치하는 전략을 쓰고는 했다. 하지만 앞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생긴 만큼 부실 조합에서 이런 전략을 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개인이나 법인이 신협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대출 한도(동일인 여신한도)를 80억원으로 제한한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아 추후 시행령에서 이 한도를 높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협 예금금리 낮아질 듯
금융위는 신협중앙회가 개별 조합의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예탁금 확정이자 제도를 없애고 실적배당제도를 도입해 중앙회의 ‘역마진’을 방지하기로 했다.
대부분 소규모 조합들은 자체적으로 돈을 운용하기 어려워 예금으로 들어온 자산을 신협중앙회에 위탁(예탁금)하고 있다. 예탁금 규모는 2007년 말 3조4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1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금까지 중앙회는 조합 예탁금에 대해 확정금리로 수익을 돌려줬다. 확정금리는 국고채 수익률을 1%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지난 9월 말 기준 중앙회가 지급한 평균 금리는 연 3.89%로 국고채 1년 수익률(2.67%)보다 1.22%포인트 높았다. 이러다 보니 중앙회는 무리하게 위험자산에 투자하거나, 역마진을 감수해야 했다.
금융위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회가 운용 실적에 따라 개별 조합에 수익을 돌려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개별 조합의 예금금리도 자연스럽게 상당폭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은/임기훈 기자 selee@hankyung.com
▶[화제] "초당 12만원" 버는 사람들...충격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