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 화학상 수상자인 아리에 워셸(Arieh Warshel) 미국 남가주대 교수(73·사진)는 28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융합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에 앞서 '무엇을 프로그래밍 할지'와 같은 연구 내용의 이해와 공유가 핵심이란 것이다.
이스라엘 출신인 워셸 교수는 이달 9일 마틴 카플러스, 마이클 레빗 교수와 공동으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복잡한 화학반응을 컴퓨터로 이해?예측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에 기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화학 분야에 컴퓨터 과학을 결합시켜 모델링 기법의 단초를 제공, 일찌감치 융합연구를 시도했다는 평이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분자의 구조나 시퀀스를 이해하려면 컴퓨터 시뮬레이션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화학 분야에서의 컴퓨터 과학 활용을 힘줘 말했다.
워셸 교수는 노벨상 수상과 관련, "내 연구는 넓게 말해 단백질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단백질이나 효소의 단순한 구조뿐 아니라 활동원리를 이해하면 제약분야 신약 개발에 크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종일관 솔직했다. 자신이 과학자가 된 이유에 대해선 "어떻게 하다 보니 과학자가 됐는데 흥미를 느껴 노력해 노벨상까지 받게 됐다"며 "어떤 것이 됐든 내 분야에선 1등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은 화학자지만 "공부하는 분야가 어느 과목이 됐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미래에 어떤 분야가 중요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어 "기존 연구방법과 다른 방향을 택하면 틀렸다고 하거나, 자신과 연구 방향이 다르면 경쟁자의 연구를 막아서기도 하는 등 사실 과학은 이상적이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과학이 어려운 분야지만 과학을 계속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며 "주변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옳지 않다' '틀렸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근성 있게 밀고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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