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PB 비밀전략 3] 박경희 삼성증권 상무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시대 잊어라"

입력 2013-10-30 08:51  


"이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을 쫓는 시대는 지났다.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꾸준히 자산을 늘려나가는 재테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강북사업부 상무(사진)는 국내 증권업계에서 손 꼽히는 '베스트 PB'다. 보람은행·씨티은행·조흥은행을 거쳐 2006년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2011년엔 삼성증권 최초로 여성 임원 자리에 올랐다.

그가 근무하고 있는 SNI사업부는 초고액 자산가에 특화된 조직. 박 상무는 사업부의 고객 포트폴리오와 자산관리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예전에는 하이 리스크(고위험) 상품이라고 해도 그만큼 하이 리턴(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에 고객들이 리스크에 대해 이성적으로 수용하고 감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어요.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박 상무는 "요즘처럼 저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단 3%의 손실만 났다고 해도 정기예금 금리로 만회하려면 1년이 꼬박 걸린다" 며 "그만큼 리스크를 감수하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의 투자 성향이나 금융회사들의 재테크 초점이 위험을 최대한 줄이면서 예금금리보다높은 '중수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박 상무가 말하는 재테크 위험관리의 핵심은 '분산'이다. 고액 자산가들은 다양한 자산에 나눠 투자해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린다.

그는 "아직 변동성 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최근 장세에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상품은 맞지 않다" 며 "위험은 낮추되 수익은 금리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상품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상무는 당분간 주식시장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미국 경기회복과 기업이익 강화도 주식의 매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식에 '몰빵' 하는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리스크가 해소된 게 아니어서 변동성 관리가 필요한 구간이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국내 투자용으로 '신영 마라톤 펀드', 해외 투자용으로는 '블랙록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를 추천했다.

신영 마라톤 펀드의 경우 뛰어난 장기성과를 보여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로서 코스피지수 상단이 부담스러운 최근 상황에서 적당하다고 봤다. 블랙록 글로벌자산배분 펀드는 해외 주식과 채권에 자산배분을 해주는 펀드로 최근 20년 동안 연평균 10%씩 수익을 냈던 펀드다. 역시 변동성이 적은 점이 강점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주면서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할 때도 기초자산의 안전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이 ELS 상품을 만들 때 변동성이 높은 기초자산 위주로 구성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며 "당초 ELS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자산으로 사용된 종목의 주가가 100% 오른다고 해서 ELS가 그만큼 수익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차라리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게 낫지요."

박 상무는 ELS에 투자할 때에는 더 올라갈 종목이 아니라 더 떨어지지 않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5개 안팎의 ELS에 분산 투자하는 'ELS 랩'도 추천할 만하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수익이 가능한 상품이라고 하면 반드시 리스크가 있다"며 "투자하기 전에 감수해야 할 위험이 뭔지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재테크의 화두가 중위험·중수익이 되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복잡하게 구조화된 상품이 많아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다.

투자상품마다 조건이 천차만별이므로 자금이 필요할 때 환금이 가능한지, 비보장형이라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이자소득 시기에 따른 세금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박 상무는 강조했다. 또 "신상품들이 한정된 기간 동안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거래 금융기관을 은행, 증권 등 다양한 업권으로 둘 이상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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