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과감한 해외투자 나서야"

입력 2013-10-30 21:16   수정 2013-10-31 04:00

위험감수 거부감 지나쳐…글로벌 IB와 협력 강화를


[ 고경봉/좌동욱 기자 ]
“투자도 수출산업입니다. 한국의 연기금과 사모펀드(PEF)도 해외 연기금, 운용사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2013 코리아 PE/VC 및 M&A포럼’이 30일 국내외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발표와 패널토론 등을 통해 내년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의 흐름을 전망하고 PEF와 벤처캐피털(VC) 등의 향후 투자 기회를 모색했다.

패널 참석자들은 “한국은 자금력을 가진 기관투자가와 우수 기술을 갖춘 기업이 많아 글로벌 투자 시장의 큰손과 시장으로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며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진한 창업 열기, 기업 지분 매각에 대한 거부감,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취약한 네트워크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향후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시장으로는 한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꼽혔다.

기조연설을 맡은 정재호 새마을금고중앙회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새마을금고의 대체투자 비중을 올해 12%에서 내년 15% 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국내 연기금이 대체투자를 점점 강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한 투자 건을 찾는 게 화두가 됐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칼라일 등 글로벌 주요 PEF의 투자처 비중에서 아시아가 미국에 이은 2위권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향후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주요 투자 격전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PEF 아키나의 크리스토퍼 베드커 회장은 “유럽 지역 기관투자가 사이에 아시아가 주요 전략지역으로 떠올랐다”며 “하지만 중국, 인도 등의 운용사들이 유럽계 기관투자가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반면 한국 PEF들은 아직 유럽에 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한국의 해외 투자가 불가피해졌다”며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연기금 등과의 네트워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해외 LP와 운용사를 적극 유치하려면 한국의 투자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기도 센크 다우존스프라이빗마켓 이사는 “한국 연기금들이 위험 감수에 대한 거부감이 지나치게 심해 스타트업 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못한다”고 말했다. 톰 마시아첵 트라이앵글 벤처캐피털 이사도 “이런 투자문화 때문에 VC들도 단기투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 기술 기업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상오 베텍스 벤처매니지먼트 부사장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삼성, LG 등 대기업만 많이 알려져 있다”며 “기술력을 갖춘 기술 중소기업들의 해외 투자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경봉/좌동욱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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