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목표는 돈보다 문화전파가 돼야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여성벤처기업협회장 eunjlee@mcnulty.co.kr
요즘 주말에 시내를 나가보면 이곳이 서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빈약한 관광자원과 지리적 여건으로 관광서비스는 우리와 거리가 먼 산업인 줄 알았는데, 최근 해외 손님들을 보면 미래의 먹거리로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발전하고, 한류열풍과 쇼핑 인프라 등의 경쟁력 덕분이다.
길거리의 외국 관광객을 볼 때면 자연스레 우리의 관광산업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보다 많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고, 즐기고, 만족감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게 할 수 없을까. 물론 잘 보존된 문화유산이나 숙박, 맛집 등 여행 인프라는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창조경제의 철학을 관광산업에도 적용해볼 수 없을까. 이른바 창조관광이라는 키워드에 해답이 있을지 모른다.
최근 도시 변두리의 좁은 골목들이 관광 자원화되고 있다. 유적지나 명승지를 전제로 한 관광의 사전적 의미가 완전히 바뀐 사례다. 또 제주 올레길을 필두로 전국에 길이 생기고, 그 길에 이야기가 입혀지면서 다양한 관광상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애써 산골 오지나 낙도를 찾기도 한다. 그린투어, 슬로투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이것이 창조관광이다.
근래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또 하나의 관광자원은 축제다. 2500여개의 지역축제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시사철 펼쳐진다. 하지만 대부분 관 주도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특색 없는 장터축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문제는 콘텐츠다. 콘텐츠가 빈약하니 엇비슷하게 중복되기 일쑤이고, 외국 축제를 모방하는 국적불명의 ‘키치’도 생겨난다.
새로운 콘텐츠 생산만큼 중요한 것이 전통 가치의 보존이다. 만들어진 전통은 문화관광을 잘못 해석한 결과다. 덕수궁을 비롯해 각 지에서 진행되는 수문장 교대식은 역사적 근거가 부족해 논란의 대상이 된다. 볼 만한 관광상품은 되겠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를 왜곡시킬 수 있다.
목적을 분명히 하자. 관광객을 유치하고, 한국상품을 파는 것이 창조관광의 종착지는 아니다. 창조관광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있어야 한다. 관광산업은 경제적 가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은정 < 한국맥널티 대표·여성벤처기업협회장 eunjlee@mcnulty.co.k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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