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업황이 나아질 조짐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한계 기업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지난 29일 기업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채권 은행인 신한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에 워크아웃 개시를 신청했다. 지난 2009년 이후 두 번째다.
워크아웃 소식으로 전날 주가는 거래제한폭(하한가)까지 곤두박질쳤다. 5000원을 넘던 주가는 최근 2주 사이에 30% 가량 빠졌다.
현재 시공능력평가 순위 21위권 건설사 중에서 그룹 계열사가 아닌 곳은 경남기업(21위)과 쌍용건설(16위)뿐이다.
경남기업은 지난달 30일 기일이 도래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B2B 대출) 188억 원의 결제를 지연하다가 지난 11일자로 완료하는 등 자금난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건설사들은 신용등급이 강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기업의 신용등급은 10일 만에 BBB+에서 BB+로, BB+에서 CCC로 수직 하락했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중소건설사들의 워크아웃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 며 "BBB 등급 미만 기업들은 최근 동양 사태까지 겹치면서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높은 대형 건설업체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다. 대형사들은 자금난을 버텨낼 체력이 있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은 자산매각이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 중이다.
강 연구원은 "시공능력평가 상위인 대형 건설사들은 자금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며 "재무상태가 중소형사들과 달라 자금조달에 당장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등 1500억 원 가량의 강남 소재 사옥 2채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와 SK케미칼 등 주요 주주 참여로 4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대우엔텍(611억 원)·베트남 대하호텔(928억 원) 보유지분과 제3경인고속도로(540억 원)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지분을 잇따라 매각했다. GS건설 역시 서울역 GS 역전타워와 송파구 문정동 롯데마트 건물 등 자산 매각을 추진했다.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미 건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닥인 상태에서 경남기업 사태로 투자자들의 외면이 더 길어질 것" 이라며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같이 일부 수주잔고 규모가 큰 기업들에만 그나마 관심이 쏠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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