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참치·라면…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아
오토바이 헬멧·주방용기 등 中企제품도 글로벌시장 '우뚝'
[ 강진규 기자 ]
드라마와 아이돌 가수의 공연에서 시작된 한류(韓流) 바람이 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식품, 의약품,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이 해외로 많이 나가면서 경상수지는 2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액은 6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8월 56억8000만달러보다 8억9000만달러 늘었다. 올 들어 1~9월의 경상수지 흑자는 총 487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283억1000만달러 보다 1.7배 많았다.
이 중 상품수지 흑자는 57억달러로 전월 52억8000만달러에 비해 늘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무역거래가 전체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한류 상품 수출 호조로 수출액 감소 폭이 수입액 감소 폭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이 463억1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7% 줄었고 수입은 406억1000만달러로 3.5% 감소했다.
식품은 아시아인의 입맛을 잡은 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어 초코파이를 수출하기 시작한 후 지난해 초코파이 연간 매출액 1350억원을 달성했다. 자일리톨껌(1700억원), 예감(1400억원), 오!감자(1350억원), 고래밥(1300억원) 등 연매출 1000억원을 넘는 제품이 5개에 이른다.
오뚜기는 마요네스로 러시아를 공략하고 있다. 2011년 수출액 500억원을 돌파했다.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러시아인들의 입맛을 잡았다. 극동지방에서는 7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는 중국에서, 스낵 꽃게랑은 러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메로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브라질 상파울루에 해외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동원그룹은 2008년 세계 최대 참치회사인 미국 스타키스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참치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스타키스트는 미국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로, 180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2011년에는 세네갈 기업 SNCDS를 인수해 아프리카에도 진출했다.
농심은 신라면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히말라야산맥 일대, 칠레의 최남단 푼타 아레나스에 모두 신라면이 판매되면서 ‘신라면 로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등 식품 수출로 미국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사료와 바이오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사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타깃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기업들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 1월 갤럭시S 시리즈 누적판매 1억대를 돌파했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4는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 휴대폰 사상 최단 기간인 한 달 만에 1000만대가 판매됐다. 6개월이 지난 현재 갤럭시S4는 판매량 4000만대를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LG화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00년부터 기술 개발을 시작한 LG화학은 10여년 만에 2차전지 종주국인 일본 기업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올해 매출액은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력 있는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홍진HJC는 전 세계 오토바이용 헬멧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점유율은 18%로 2위인 이탈리아의 놀란(8%)의 두 배가 넘는다. 내구성과 강도를 높인 ‘엔지니어 플라스틱’ 신소재를 개발해 제품화한 결과다.
락앤락은 2020년까지 주방·생활용품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2600억원으로 락앤락 전체 매출액의 51%에 달한다.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해외시장에서 ‘드링크 한류’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 한 해 동안 6100만캔이 팔려 1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미얀마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일대는 물론 아프리카 탄자니아까지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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