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제도 개선 논의기구인 국민행복의료기획단은 31일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선택진료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획단이 내놓은 개선안은 크게 두 가지로, 첫 번째는 현재의 의사별 선택진료제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대신 병원 단위의 질 평가 과정을 거쳐 우수 병원에 수가를 가산해서 지급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다.
이 안의 장점은 무분별한 의사별 선택진료비 부담을 줄이고, 정부가 병원의 선택진료비를 질 평가를 통해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의사의 적극적 진료에 대한 유인 요소가 약해지고, 객관적 질 평가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현행 의사별 선택진료제도를 유지하되,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방법이다.
조건을 까다롭게 바꿔 선택진료 대상 의사 수를 줄이거나 검사·영상진단·마취 등 상대적으로 차별성이 크지 않은 진료지원 과목의 선택진료는 거의 없애는 방향이다.
현행 규정상 각 병원은 전문의 경력 10년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춘 의사 중에서 최대 80%까지 '선택진료 의사'를 둘 수 있는데, 이 비율을 진료과별로 50% 이내까지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1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에 들어갈 수 있고 뛰어난 의사들에 대한 보상을 유지한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선택진료 대상이 줄어드는 만큼 의사 1명당 선택진료비 수준은 오히려 더 커질 우려가 있다.
기획단 내부에서는 대체로 2안보다는 1안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진료제는 환자에게 자기 부담을 전제로 더 우수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 적절한 보상을 통해 뛰어난 의사를 독려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실태조사 결과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연간 진료비상 상위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입원환자의 93.5%가 선택진료를 받고 있었다.
선택진료 환자 가운데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대답은 59%뿐이었다. 선택진료제도에 대해 병원을 찾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환자는 37%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진료가 임박해서나 진료가 끝나고 나서 '병원 직원의 설명을 듣거나' (33.8%), '진료비 영수증을 보고나서야'(19.6%) 이 제도의 존재를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전체 선택진료비는 1조317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04년 4368억원의 3배를 웃도는 규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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