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산업지도가 바다를 중심으로 신해양경제 허브를 지향하는 모습으로 확산·변신하고 있다. 서부산권에 있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신호공단과 녹산공단, 화전공단, 지사과학단지 등의 부산 쪽 개발을 거의 끝내고 웅동과 두동지역 등 경남 진해 방면 개발로 확산되고 있다. 동부산권은 해운대 센텀시티의 벡스코(부산전시컨벤션센터)가 마린위크 등 대형 국제행사를 잇따라 열면서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시컨벤션은 물론 지역 특화 산업과 관광, 유통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지역 경제 파급 효과만 1조1344억원에 이른다.
도심권에서는 부산 북항 재개발이 착착 이뤄지고 있다. 문현금융단지도 내년에 완공을 앞두고 파생금융연구센터가 자리잡은 데 이어 공공기관도 이전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산업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영활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최근 들어 부산의 산업 형태가 제조업 중심에서 영화와 전시컨벤션, 관광 등 서비스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며 “산과 강, 바다를 낀 좋은 자연 경관과 조선 기계 자동차 항만 등 세계적인 클러스터를 형성한 기반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산의 특화 산업은 정부와 지자체, 기업, 대학, 연구소가 힘을 합쳐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혁신 강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호·녹산공단 등 제조업 메카 서부산권
부산산업의 특징은 권역별 개발이 이뤄지는 점이다. 부산에서 제조업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서부산권이다. 그 중심은 부산과 경남에 걸쳐 있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다. 경제자유구역과 친수공간 등으로 개발되는 데 이어 진해 웅동지역처럼 복합관광레저단지도 이미 가동 중인 경마공원과 함께 지난 25일 기공식을 갖고 개발에 들어갔다. 녹산공단과 화전지역 등을 중심으로 조선과 기계, 자동차 관련 기업이 몰려 있다. 부산신항도 자리해 세계 5위의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항으로서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의 특징은 R&D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항 근처에 14.1㎢ 규모의 부산연구개발특구가 들어서고 있다.
해운대 중심 관광·유통 메카 동부산권
동부산권도 해운대 센텀시티를 시발점으로 해운대해수욕장과 기장 일대로 관광, 유통, 제조업 산업군이 형성되고 있다. 울산지역과 차로 20~30분 거리여서 부산과 울산의 생활권이 서로 만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센텀시티 일대에는 영화는 물론 정보통신 업체, 문화콘텐츠 업체들이 포진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영화영상 관련 공공기관들도 부산 이전을 마치고 지역 인재를 뽑은 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센텀시티에 있는 백화점을 기반으로 기장에 아울렛을 만들어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해운대에 마지막 남은 최고 요지에는 101층 초고층 복합건물이 지난달 28일 기공식을 했다. 부산의 새로운 국제관광 시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561실의 호텔을 중국인에게 모두 판매한다는 계획이 이뤄질 경우 ‘고급 중국 손님’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북항 재개발 도심권 ·내년 완공 문현금융단지
도심 내 변화도 가시적이다. 원도심권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준비 중이다. 부산 북항 재개발은 부산 북항을 매립해 새로운 해양 시대를 열 준비에 한창이다. 대형 복합건물이 들어서고 크루즈 부두가 만들어지며, 원도심과 연결하는 대규모 사업도 검토되고 있다. 북항의 재개발은 중앙동으로 연결되면서 광복동 상권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문현금융단지는 부산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 본사 건물이 내년 개장을 목표로 외관을 드러내면서 부산에 금융산업이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화승·한진重 등 지역기업 글로벌시장 개척
지역 기업들의 기술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 마케팅 강화 노력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화승그룹은 세계 곳곳에 자동차 부품 글로벌 기지를 안착시키고 신산업을 내놓으면서 불황을 헤치고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전기자동차와 신규 모델을 내놓으면서 위기에서 탈출, 제2 도약의 시동을 걸고 있다. 한진중공업도 영도조선소와 필리핀 수비크 공장에서 수주를 받거나 배를 만들어내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선급과 부산항만공사 등도 업계 불황에 따른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허리를 졸라매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트렉스타와 학산 등 부산의 선도 신발기업들도 국내에 연구소와 생산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공장을 찾고 있다.
신공항 건설·선박금융공사 설립 절실
지역대학도 산학협력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산학협력 선도대학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을 대학에 유치하거나 공동연구를 통해 시장에 바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부경대는 교수와 학생, 기업연구소가 함께 입주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링 하우스’를 가동하면서 연구와 취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해결 과제도 적지 않다. 조삼현 동의대 유통관리학과 교수는 “부산의 산업은 글로벌 제조업 시대를 맞고 있고 전시컨벤션 관광 등 서비스산업 쪽으로 산업구조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신공항 건설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윤소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부산에 선박금융공사가 설립되지 않으면 부산의 금융중심지 도약은 꿈에 불과하다”며 “조선과 플랜트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만큼 대통령 공약사항대로 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해 동남권은 물론 한국의 해양시대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화제] "초당 12만원" 버는 사람들...충격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강연회] 2013 제 5회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 (11/13 여의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