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성과급이 달려있다…대기업 임원 '조마조마 11월'

입력 2013-11-03 21:22   수정 2013-11-04 03:46

평가의 계절 11월… 엄동설한보다 더 떨려


[ 윤정현 기자 ]
11월 ‘평가의 계절’이 찾아오면서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SK 등 대기업 임원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말 임원 인사를 앞두고 각 그룹들이 일제히 한 해 업무 및 성과 평가에 속속 착수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평가는 내년 사업계획 방향과 투자 규모를 결정하는 토대이기도 하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중순 시작한 계열사 평가작업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오는 13일께 마무리할 계획이다. 계열사별 평가엔 올해 3분기까지의 경영성과가 중요하지만 우수인재 확보 등도 수치화돼 반영한다. 올해부터는 윤리경영 강화 차원에서 준법경영 활동도 계량화해 회사와 임원 평가에 포함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냈지만, 사업부문별로는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휴대폰과 반도체는 선전한 반면 TV와 가전은 시장 정체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회사 실적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평가로 직결된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조원 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장이 지난 8월 교체된 데서 보듯 실적이 부진한 일부 계열사 경영진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은 매년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뒤 곧바로 계열사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신경영 선언 20주년 만찬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올 연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LG그룹은 지난달 31일 LG생활건강을 시작으로 4주간에 걸친 업적보고회를 시작했다. 매년 하반기 이맘때 열리는 업적보고회는 구본무 회장이 계열사별로 올해 사업성과를 보고받고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하는 상반기 전략보고회와는 달리 당장 올해를 평가하고 구체적으로 내년 투자까지 확정짓는다.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들의 시장과 경기에 대한 전망을 듣고 핵심인력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구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선도 제품과 더불어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강조해왔다. 올해는 시장선도 가속화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육성이라는 큰 그림 아래 계열사별 사업계획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이달 말쯤 사업본부별로 2~3일에 걸쳐 보고회 일정이 잡혀 있다. 올 3분기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휴대폰 사업과 시장 정체에 부딪힌 TV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롭게 추가된 자동차부품 사업본부의 사업 육성과 성장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밖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은 차세대 기술 개발과 신기술 상용화 등과 더불어 계열사별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3분기 실적 집계와 함께 계열사 평가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통상 연말에 임원인사를 하고 있다. 올해도 계열사 평가를 마무리짓는 대로 연말에 임원인사 발표를 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유럽 등 글로벌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 해외시장 확대에 인력을 전진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판매량은 800만대 돌파를 목표로 잡고 있다. 내수 시장은 내수시장 방어를 위한 마케팅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으로 최근 계열사 평가를 시작한 SK는 연초에 발표했던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올해는 연말에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경영진의 공백으로 그룹이 비상사태인 만큼 조직 안정화를 서두르기 위해 임원인사를 연내에 마무리지으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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