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최고 건축가의 작품이 있고, 하루키가 극찬한 사누키우동이 있는 잊지 못할 멋과 맛을 간직한 섬

입력 2013-11-04 06:58  

해외여행

일본?다카마쓰

30년전 폐기물 처리장 '버려진 섬', 기업 후원과 주민 열정에 '예술 섬' 변신
제주도와 비슷한 풍광 메기지마 유명
간장·겨자 버무린 사누키 우동 일품



일본 다카마스

섬 중의 섬이 있었다. 일본 남부 시코쿠 섬은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개의 주요 섬인 규슈, 혼슈, 홋카이도, 시코쿠 중 가장 작은 섬이다. 작다고 하지만 시코쿠 섬은 도쿠시마·가가와·에히메·고치 등 네 개의 현을 품고 있다. 다카마쓰는 그중 하나인 가가와현의 작은 도시다.

일본의 전형적인 시골마을인 이곳이 전국적인 인지도를 지니게 된 것은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사누키 우동과 천재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덕분이다. 천혜의 자연과 예술의 향기가 흐르는 다카마쓰로 떠났다.


○안도 다다오의 베네세하우스가 있는 나오시마

다카마쓰에서 예술을 뺀다면 무엇이 남을까. 점점이 뿌려진 섬들과 멋진 풍광을 가진 다카마쓰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걸출한 예술가의 혼이 담긴 작품들이 주변 섬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나오시마에는 일본 최고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비롯해 이사무 노구치의 정원미술관이 있어 주민 3500여명이 사는 섬에 연간 30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온다. 미술관이 들어서고 섬 곳곳에 예술작품이 만들어지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여행지가 된 것이다.

사실 30년 전만 해도 나오시마는 산업폐기물 처리장으로 쓰였던 버려진 섬이었다. 이 섬을 지금처럼 예술의 섬으로 만든 것은 베네세그룹이라는 지역 기업의 의지와 주민들의 협업, 일본을 대표하는 일류 예술가와 건축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었다. 나오시마에서 불어온 예술의 바람은 데시마·메기지마·오기지마·쇼도시마·이누지마·오시마(大島) 등 주변 섬을 모두 예술의 섬으로 만들었다.

다카마쓰항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오기지마 섬. 대표적인 작품이 ‘온바팩토리’다. 온바는 유모차를 가리키는 말로, 섬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끌고 다니는 수레다. 가가와현 출신 아티스트 5명이 주민의 온바를 빌려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켰고 온바팩토리를 세웠다. 노인과 비탈이 많은 오기지마의 섬 생활을 온바로 표현한 것이다.

물을 끌어들여 수면공간을 조성하고 그 위에 순백색의 건물을 세운 ‘오기지마의 혼’이라는 작품은 물 위에 떠있는 하얀 깃털처럼 가볍고 대칭적인 구조물이다. 투명한 유리창은 밝고 경쾌한 느낌과 함께 ‘소통’을 이야기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충실하게 반영하다. 타원형의 지붕에는 세계 각국의 문자가 조립돼 있다. 글자들이 모인 조합은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

○도깨비 동굴이 유명한 메기지마 풍경

메기지마는 다카마쓰에서 4㎞ 정도 떨어진 작은 섬이다. 메기지마는 제주도의 풍광과 비슷하다. 방풍·방파용으로 ‘오테’라고 하는 3~4m 높이의 돌담을 쌓은 것도 그렇고 열대의 이국적인 나무가 자라고 있는 것도 그렇다. 메기지마는 예부터 도깨비섬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섬 중앙에 있는 해발 216m의 와시가미네산 중턱에는 귀신이 살았다는 도깨비동굴이 있다. 80여년 전 모모타로 전설에 등장하는 오니기시마와 메기지마를 접목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후 산 정상의 동굴은 도깨비동굴이라 불리며 유명 관광지가 됐다.

메기지마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무엇보다도 오카케 신로의 ‘여근’이다. 가장 일본적인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여근은 추상적인 설치미술의 느낌과 함께 섬의 기운과 정서를 담고 있다. 붉은색 화분 모양에 나무를 담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이 자궁을 연상케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한 사누키 우동

다카마쓰 여행에서 사누키 우동을 빼면 그야말로 ‘앙코 없는 찐빵’이나 다름 없다. 일본 최고의 우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사누키 우동은 면발이 쫀득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식감을 선사한다. 사누키 우동의 맛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무라카미 하루키마저 우동 맛에 감복해 극찬을 했다고 한다.

사누키 우동은 여느 우동과 달리 생면을 삶아 그릇에 담은 후 국물이 아니라 간장과 겨자 소스로 간을 해서 먹는다. 900여개의 우동집이 밀집해 있을 정도로 이곳은 우동 천국이다. 이곳에서는 특이하게 우동투어 전문택시도 다닌다. 역이나 공항에서 출발해 명물 우동 맛집 두세 곳을 들른다. 투어비용은 4000~5000엔(약 4만3000~5만4000원) 정도다.

다카마쓰=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여행 팁

인천 공항에서 다카마쓰 공항까지 1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한다. 나오시마 섬으로 가는 배편은 다카마쓰 선포트 지역에서 수시로 출발한다.


다카마쓰에서는 겨울에도 바람이 불지 않고 기후가 포근해 1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다카마쓰에 있는 골프장만 22개.


대부분의 골프장이 인근에 온천이 딸린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골프 후 맛있는 음식을 먹고 피로도 푸는 ‘웰빙 골프’가 가능하다.


중국이나 동남아에 비해서도 골프패키지 가격이 비싸지 않다. 아이러브투어(02-734-5677)가 판매하는 골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경우 왕복항공권 2박3일 숙박식사, 그린피 등 골프비용 전반(45홀 기준)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 56만8000원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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