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운동을 즐겼던 정씨는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해 틈틈이 스트레칭해주며 증상이 호전되길 기다렸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최근에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병원을 찾은 정씨는 뜻밖에도 대퇴골두 무혈성괴사(AVN)라는 진단을 받았다.
◆급증하는 고관절질환,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고관절을 이루고 있는 대퇴골(넓적다리뼈)의 골두(머리) 부위가 혈액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해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이름이 생소하고, ‘뼈가 괴사하는 병’이라고 알려져 희귀 난치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한국인에게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고관절 질환 중 하나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 받는 환자의 50~70%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환자일 만큼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조기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김필성 부민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처음 괴사가 시작될 때는 아무런 증상도 없다가 상당 시간이 경과한 후에 괴사부에 골절이 발생하며 증상이 시작된다”면서 “통증이 허리부위에서 발생해 서서히 골반까지 확장되고, 다리와 허벅지가 저려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특히 엉덩이 통증이 심하고, 사타구니 앞쪽이 뻐근하게 당겨 걸을때나 양반다리로 앉아있기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활동량과 음주량이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여성에 비해 남성들의 발병률이 높고, 그 중에서도 30~50대 남성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특징 또한 음주와 흡연, 활동량에 대한 영향으로 보여 진다. 그 외에도 넓적다리뼈가 부러지는 대퇴경부 골절이나 고관절이 위아래가 어긋나는 탈구 현상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발생하기도 한다.
◆질환의 진행정도 따른 고관절질환 치료방법
현재 고관절질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방법은 인공고관절수술이다. 인공고관절수술은 고관절의 썩은 부위를 잘라내고 인공고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무릎수술과 마찬가지로 작은 피부절개로 수술 후 빠른 회복이 가능한 최소침습적방법을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김 과장은 “최근에 시행하고 있는 표면치환술은 기존의 뼈 부위를 제거하지 않고 마모된 관절면만 제거함으로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고관절 수술 후 3일이 지나면 목발이나 보행기를 사용해 걷는 것이 가능하고 1~2개월 뒤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만약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초기일 경우에는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괴사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무릎이나 어깨 관절처럼 관절내시경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고관절내시경은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외에도 고관절의 비구순 파열, 대퇴비구 충동증후군, 화농성 관절염, 고관절 안에 떠다니는 관절 내 유리체 제거 등에서도 활용되는 치료방법이다. 약 1cm이하의 작은 구멍 2~3개를 뚫은 뒤 초소형 카메라와 레이저 수술기구가 들어있는 가는 관을 관절 내부로 집어넣어 질환 부위를 진단하기 때문에 CT나 MRI검사로 파악하지 못한 관절 속의 이물질과 손상된 연골까지 확인할 수 있고,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절개부위가 매우 작아 감염 위험이 낮으며, 회복기간과 입원기간도 짧은 장점이 있다. 고관절은 무릎 관절 다음으로 큰 관절이며 어깨관절 다음으로 운동범위가 넓다.
또한 고관절은 관절 자체가 깊숙이 위치하고 있어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으며, 허리디스크나 관절염 등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김 과장은 “고관절질환의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관절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습관”이라며 “평소 다리를 꼬지 말고 바른 자세로 앉아야 하며, 무릎이나 사타구니, 허리 등에 통증이 느껴지면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김필성 부민병원 관절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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