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제3자' 없는 3자배정 유증?

원주 홍콩 상장된 평산
현지 거래소 규정따라
대상 안정해졌는데 공시



[ 김동윤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5일 오후 2시53분

평산차업집단유한공사가 지난달 30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내자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공모방식을 ‘제3자배정’이라고 명시했는데, 정작 ‘제3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아서다. 이 같은 혼란은 평산의 원주가 홍콩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중국기업이기 때문에 발생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평산은 지난달 30일 약 24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평산은 그러나 제3자배정 대상자가 누구인지 기재하는 부분은 공란으로 비워뒀다. 투자자들은 이번 유상증자를 ‘호재’로 봐야 할지, ‘악재’로 봐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똑같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여도 그 대상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증자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산이 ‘제3자’를 밝히지 않은 것은 홍콩증권거래소와 한국거래소 간의 공시 규정 차이에서 발생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상장사의 이사회가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하면 관련 사실을 즉시 공시하도록 돼 있다. 이후 신주를 인수할 ‘제3자’가 정해지면 추가로 공시하면 된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제3자를 명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평산 측은 금감원에 관련 내용을 문의해 왔다. 박상욱 금감원 기업공시4팀장은 “국내 상장사가 ‘제3자’를 명시하는 것은 상법 때문인데 평산의 경우 국내 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제3자를 기재하지 않고 공시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하지만 향후 제3자가 정해지면 평산 측에서 추가 공시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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