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신 기자 ]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면 처음부터 인터넷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
인터넷 선구자인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의 말이다. 인터넷과 동의어나 다름 없는 기업의 회장이 인터넷 세계에는 ‘사생활’이 없다는 것을 공언한 셈이다.
《대한민국 사생활의 비밀》은 과연 우리들에게 ‘사생활’이라는 게 있는지, 그나마 남아 있다면 어떻게 지킬 것인지를 담은 책이다. 한국경제신문에서 정보기술(IT)을 담당했던 기자들이 현장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유출과 사생활 공개의 실태 및 문제점을 담았다.
‘빅 데이터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사회다. 빅 데이터는 구글과 같은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기반으로 한다. 사적인 관계와 취미 활동, 관심사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추적하는 일이다. 누구를 위해서일까. 사소한 편리함을 위해 자유와 존엄성을 내팽개치는 것은 아닐까.
책은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생활의 실태를 △주민등록번호 △CCTV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치기반서비스(LBS) △빅 데이터로 나눠 살핀다. 국민 대부분의 주민등록번호는 유출됐다고 봐야 한다.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한국실명신분증번호’를 검색하면 약 40만건이 뜬다. ‘한국민 주민번호 판매’가 담긴 게시물은 400여건이 활개를 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악용될지 모른다. 유출되더라도 없앨 수도, 고칠 수도 없는 주민번호의 문제점과 헤아릴 수 없는 숫자의 CCTV,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LBS 등의 실태를 파헤침으로써 사생활 파괴에 무감각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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