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수준별 선택형(A·B형) 수능으로 실시된 7일 2014학년도 수능은 낯선 형식으로 체감 난이도가 높았으며 변별력 역시 예년 수능에 비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어 B형은 대입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수능 종료 직후 각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올해 수능 총평을 종합해 보면,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낄 만한 요소가 있었다. 메가스터디 김기한 교육연구소장은 "올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대체로 어렵게 출제된 편"이라고 총평했다.
김 소장은 "국어는 A형이 B형보다 그리 쉽지 않게 출제된 게 눈에 띄는 대목"이라며 "수학은 B형이 다소 어려웠던 6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복잡한 계산을 요하는 몇몇 고난도 문항이 출제돼 수험생들이 시간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영어 B형은 지난해 수능은 물론, 6·9월 모의평가보다도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했다. A형과 B형 간 난이도 차가 뚜렷해 수준별 수능의 취지엔 부합한 측면이 있었으나, EBS 연계율이 높은 반면 비연계 문항의 난이도가 높아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출제본부가 '가장 참고할 만한 잣대'로 꼽은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할 경우 국어는 다소 쉽게 출제됐다. 반면 수학·영어는 A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으나 B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 더 어려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평가이사는 "예고된 바대로 EBS 교재와 연계된 문항이 다수 출제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전제한 뒤 "전반적 난이도를 보면 수학·영어 B형이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 B형은 9월 모의평가는 물론, 지난해 수능(수리 '가'형)보다도 어렵게 출제됐다"며 "영어는 지난해 수능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가운데 B형의 경우 9월 모의평가보다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선택형 수능이 처음 시행된 올해 수능은 예년에 비해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로 '국어A 수학B 영어B'에 응시한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어 A형이 B형에 비해 난이도가 크게 낮지 않고, 수학과 영어 B형 난이도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기 때문.
또한 주요대학들이 인문계·자연계 가릴 것 없이 수험생들에게 공통적으로 요구한 영어 B형이 최종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영어 B형은 A형과 확연한 난이도 차를 보여 B형에 응시한 학생들은 6·9월 모의평가보다 이번 수능의 등급 하락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재수생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첨언했다.
임 대표는 영어 B형에서 표준점수나 백분위 추정의 신뢰도 확보가 어려워 중요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 입시업체들도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날 수능을 분석한 입시업체들은 조금씩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아 수험생을 비롯한 학교 현장에선 예측이 쉽지 않게 됐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작년 기조를 유지해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한 편으로 보인다"면서도 "선택형 수능이 처음 실시된 데다 1교시 국어가 지난해보다 어려워 수험생들이 다른 영역도 까다롭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고, 체감 난이도 역시 유사하거나 약간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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