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게임법 한파 속 '게임백서'가 슬프다

입력 2013-11-08 00:33   수정 2013-11-08 00:36

<p>일부 섹션에 필진으로 참여한 올해의 게임백서가 도착했다. 다른 어떤 때보다 멋진 디자인의 '게임백서'를 시간을 내서 훑어보았다. 최근 게임을 4대악으로 규정하는 중독법 소동 속에서 착잡한 심정 속에서 몇 가지 주요 지표와 소고를 정리해보다 씁쓸하고 왠지 슬프기까지 했다.</p> <p>한국 게임규모 올해 10조원 돌파 확실시
2012년 국내의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도 8조 8047억원에서 10.8% 성장한 9조 7525억 원이었다. 그 추이를 보면 올해는 10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하지만 그 성장세는 둔화 추세다).</p> <p>그 중에서 모바일게임은 8009억원 매출로 전체 게임시장의 8.2%를 차지했다. 카카오 게임하기가 7월 말에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점유율이 채 10%가 안 되는 점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예상보다는 작다고 생각할 이들도 있을 것 같다.</p> <p>하지만 성장률로 보면 예상대로 경이롭기까지하다. 모바일게임은 2011년 33.8%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 89.1%의 최종 성장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줄줄이 슈퍼대박이 쏟아진 올해는 과연 총 매출로 집계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p> <p>비디오 게임의 경우 2년째 시장 감소세로 한국 비디오게임은 기종교체를 포함한 그 어떤 별다른 이슈 없이 약 40%의 하락세다.</p> <p>
온라인 게임은 88%, LOL 등 외산점유율 크게 높아
온라인게임은 2012년 6조 7839억원의 매출로, 전체 게임 시장의 69.6%를 차지했다. 여기에 별도 항목으로 집계되는 PC방 매출 1조 7932억원을 더하면 유관 매출의 합은 약 88%에 달했다.</p> <p>여전히 한국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의 외형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LOL 등의 외산 게임 점유율이 매우 높다. 그리고 신작 개발이 축소되고 있다. 모바일로 개발팀의 전환이 봇물을 이루는 등의 극심한 변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p> <p>그러나 역으로 좋은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실력과 경영 면에서 자생력을 갖춘 스튜디오는 그 희소성으로 인해 기업가치를 상향해나갈 기회가 오지 않았나 조심스레 전망해본다.</p> <p>온라인게임 수출 2조 5464억원, 제대로 평가하라!
국내시장을 넘어서서 온라인 게임의 수출은 여전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2012년의 수출 규모가 약 24억달러(약 2조 5464억) 규모로 전체 수출액의 91.4%를 점하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신 일련의 고강도 게임산업 규제 움직임이 입법으로 가시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 게임 시장에 대한 활발한 지원에 대해 아쉬움이 더해지는 대목이다.</p> <p>모바일 게임의 경우 폭발적인 성장세가 아직은 한국 시장 매출에 국한되어있다. 수출 기여도는 매우 낮은 상황이다.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활발한 진출과 성공사례가 아쉬운 상황이다.

핫독스튜디오 등 몇몇 선도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점은 이런 면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지난 5일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애니팡'의 선데이토즈도 그 여세를 모아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 성과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p> <p>한국 게임시장 성장세 주춤...중국은 21% 껑충
전체 게임시장 성장세가 둔화 추세다. 지표로 보아도 확연하다. 2011년만해도 전년비 전체 게임시장의 성장률이 18.5%에 달했다. 모바일게임이 거의 2배 가까이 시장의 외연을 넓히지 않았더라면 성장 둔화가 조금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p> <p>한국이 멈칫하는 사이 중국은 2012년에도 전년비 무려 약 21%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는 그동안 폐쇄했던 해외 비디오게임 콘솔시장에 대해서도 문호를 개방하는 등 게임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p> <p>게임백서를 보면서 다른 무엇보다도 게임 산업의 청년 고용 효과와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력을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과 같은 경제 침체기에 한국이 게임산업을 이 정도 규모로 유지하지 못했다면 관련 산업 종사자의 대체 가능한 다룬 산업군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게임산업의 경우 일자리 창출과 공해 없는 순수 지식 산업으로 고용지표를 개선하고 있는데다가 온라인게임의 경우 수출 24억 달러 규모로 경제 기여도가 매우 높다. 가까운 중국과의 경쟁관계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극복하고 얻어야할 성취의 지향점은 무궁무진하다. 게임 규제보다 진흥해 지원에 방점을 두어야할 때다.</p> <p>핀란드 '앵그리버드'와 멋진 승부를 보고 싶다
최근 손정의가 이끌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게임사 슈퍼셀 인수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클래쉬 오브 클랜' 등 단 두 개의 게임만으로 회사 가치를 3조 이상으로 올려 놓았다. 1.6조라는 인수 금액뿐만이 아니라 일본-핀란드의 서로 다른 문화의 기업 간 결합으로 업계 내외 엄청난 소식이었다.</p> <p>핀란드에서는 게임 '앵그리버드'를 개발한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와 '클래쉬 오브 클랜'이라는 불세출의 개발사 슈퍼셀이 나온 것은 과연 우연일까. 그리고 한국은 떨어진 사기와 규제 중독 속에서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핀란드와 경쟁을 우위할 수 있을까.</p> <p>한국에서는 게임을 마약 술 도박 같은 중독 물질로 규정한 여당의 한 의원의 입법이 게임업계 종사자들의 자존심을 찢어버렸다. 이미 강제적 셧다운제, 선택적 셧다운제, 웹보드게임 규제 등 이중, 삼중의 규제들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서 '게임산업 마약상 취급…다 때려치고 이민가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p> <p>이 게임업계 엄동설한 추위는 1997년 마약 등과 함께 사회 6대 악으로 규정돼 성장의 길이 막혔던 만화산업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 수출 60% 이상을 차지하고, 매년 3% 이상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던 게임 산업도 황폐화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
이제라도 '게임백서'가 자랑스럽게 만들고, 규제의 굴레와 떨어진 사기를 극복하고 최근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킹의 후예들과도 멋진 승부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한다.

한경닷컴 게임톡 최종신 기자 choigoda@naver.com</p> <p>최종신 대표는?</p> <p>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이사 (2004~2012)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 (마이크로소프트 Xbox)
삼성물산 해외사업팀, 신규사업기획팀 외
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 (2010~ 2012)</p>

황우여 대표 '게임은 알콜-마약-도박과 4대 중독'
문화연대 '게임 4대중독 반대, 마녀사냥식 규제 중단'
게임개발연대 '황우여 대표 4대악 발언 사과하라'
최민희 의원 '여당은 4대惡, 미래부 진흥' 게임정책 질타
신해철 '게임중독보다 공권력 사생활 간섭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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