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테크놀로지를 바라보는 시선에 우려와 기대가 뒤섞이고 있다. 미국 애플의 신규 부품 공장 설립 소식 때문. 부품 공급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걱정이 있는 반면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일(현지시간) 사파이어 제품 업체인 GT어드밴스드테크놀로지(GT)와 다년 간의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이 5억7800만 달러(약 6135억 원)를 선지급하는 대신 2015년부터 5년 간에 걸쳐 관련 부품을 공급 받는 조건이다.
관련업계 등에서는 애플의 차기 스마트 기기에 강화유리 대신 사파이어 유리가 전면으로 확대, 사용되는 것 아니느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선보인 신제품 '아이폰5S'의 홈버튼과 카메라 렌즈 덮개에 사파이어 유리를 사용했다.
애플이 이례적으로 직접 부품 생산 공장에 투자를 한다는 소식 이후 국내 부품업체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됐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지난 5일 거래제한폭(하한가)까지 빠졌다. 이후 소폭 반등했다가 전날(7일) 7% 이상 하락했다. 전면 유리용 사파이어잉곳 공급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애플의 공장 설립과 투자계약 소식이 사파이어 제품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사파이어 전면 유리를 채택할 경우 관련 시장 규모가 대폭 커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 등 주요 경쟁업체들도 최고급 모델에 사파이어 유리를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의 경우 독자적인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GT는 장비업체로 사파이어잉곳을 양산한 경험이 전혀 없고 GT의 생산방식(HEM공법)은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사파이어테크놀로지의 독자적인 생산방식(VHGF공법)은 사파이어 단결정의 고품질화 및 생산성 향상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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