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팽개치고 오직 투쟁에만 목을 맨 한국 정치

입력 2013-11-11 21:45   수정 2013-11-12 05:28

예산안은 법정시한(12월2일) 안에 처리될 것인가. 지금 국회 상황으로는 새해 30일 전까지로 규정된 헌법 위반은 물론이고, 올해 중에 처리될지도 의문스럽다. 내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이미 두 정당이 딴소리를 하던 중이었다. 새누리당이 “경제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해온 반면 민주당은 “보편적 복지 확대가 우선”이라고 맞선 것은 또 그렇다고 치자. 여야 간 중점처리 법안에도 교집합이 전혀 없다. 칼끝 대치 상황에서 무슨 수로 중점법안을 협상하고 예산심의까지 끝낼 것인가.

이 와중에 민주당은 11~13일 모든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했다. 감사원장, 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상임위를 열어야 원하는 중점법안을 논의하든, 소관 위원회별 예산을 들여다보든 할 텐데 국회 본연의 의무를 아예 걷어차고 말았다. 그러면서 정작 청문회는 첫날부터 티격태격을 반복하면서 파행을 빚기 일쑤다. 청문회 때문에 상임위를 거부한다는 것부터가 실로 생뚱맞은 주장이다. 그나마 윽박지르거나 고함을 지르는 것이 전부다. 국회 수준을 보면 공직 적합성을 판단할 새로운 사실이나 논리 입증은 이미 기대조차 어렵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과반인 다수당이 야당을 원내로 끌어들이지조차 못한다. 이러니 제1야당이 소위 정체성조차 불분명한 사회단체 인사들까지 또 끌어들여 연석회의니 뭐니 하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도는 것이다. 이 모든 게 국회가 아직도 대선 프레임에 갇혀 있는 탓이다. 민주당은 갑작스럽게 국정원 특검을 들고 나와 정기국회까지 팽개친 채 정치투쟁에 매달리고 있다. 정치하는 단체가 정당이라지만 오로지 정쟁만 하겠다는 것이 한국의 야당이다. 경제는 안중에도 없다. 민생을 외치지만 제대로 된 민생도 없다. 국회가 국민들 걱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국회를 우려하는 일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나. 실로 실망천만인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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