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동욱 / 이상은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12일 오후 1시54분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큐캐피탈이 농협은행을 공동인수 파트너로 영입하면서 인수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이고 있어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큐캐피탈과 공동으로 동부익스프레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 PE단이 큐캐피탈과 함께 회사 경영권을 인수할 사모펀드(PEF) 공동 운용사(GP)로 참여하고 펀드 출자자를 모으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PEF 중순위 출자금으로 각각 250억원, 100억원 등 총 3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체 인수자금 3550억원의 약 10%다.
농협은행은 이와 별도로 PEF 선순위 자금으로 250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는 매년 200억원 이상 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라며 “특히 동부그룹은 동양과 달리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농협이 PEF 공동 운용사로 나서고 선순위와 중순위 자금으로 총 500억원을 내놓겠다고 나서자 다른 연기금들의 투자 심리도 호전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가 1000억원 안팎을 선순위로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건설근로자공제회 등 다른 연기금, 공제회들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경영권을 매각하는 동부그룹은 약 500억원(14%)을 PEF에 후순위로 재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주주 간 협약을 통해 추후 경영권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조건으로 달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 9월 큐캐피탈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만 해도 연기금들이 서로 투자하겠다고 경쟁을 벌일 정도로 ‘알짜 매물’로 인식됐다. 기대 수익률이 10%를 웃도는 데다 회사가 현금화할 부동산과 유가증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가 터진 뒤 비우량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펀드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좌동욱/이상은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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