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포인트는 현재 한국 정부에서 키우려는 벤처기업의 모범 성공 사례입니다.”
브래드 로빈스 라이트포인트 최고운영책임자(COO·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라이트포인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네트워크장비 가전 등 무선기술을 적용한 기기들의 무선 품질을 테스트하는 기기 제조업체다. 200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소규모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13년 만에 세계에 12개 지사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선기기 테스팅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현재 이 시장을 선도하는 1위 업체로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로빈스 COO는 라이트포인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언급한 ‘1만시간의 법칙’을 인용해 설명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어떤 분야에서든 탁월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선 1만시간의 체계적이고 정밀한 연습시간이 필요하다. “라이트포인트는 아무도 무선기기 테스팅 분야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10여년 전부터 이 분야의 혁신에 주력해왔다”는 설명이다.
지적 호기심과 혁신적인 사고력을 갖춘 직원들과 어느 정도의 운도 성공 비결로 꼽았다. 라이트포인트 설립 이후 모바일 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테스트 장비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다는 것. 로빈스 COO는 “사전 분석을 통해 시장 확대를 예측했고 예측이 현실화됐다”며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있었다. 라이트포인트는 2011년 세계 최대 반도체 테스트 장비업체인 테라다인에 지분 100%를 넘겼다. 인수된 이후 매출은 두 배 늘었다. 2011년 1억3400만달러(약 1430억원)에서 지난해 2억8200만달러(약 3010억원)로 뛰었다. 그는 “테라다인을 통해 어떤 종류의 무선 칩이 개발될지 사전에 알아내 선제적으로 테스트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급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오면 시장이 두 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로빈스 COO는 내다봤다. 그는 “한 가지 제품으로 다양한 무선기기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임으로써 경쟁 우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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