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에 성과급…2년 계약직
18일부터 홈피로 원서 접수
[ 김현석/윤정현 기자 ]
‘다시 꿈 앞에 서다.’
13일 게시된 삼성그룹의 시간선택제 직원 모집 공고 문구다. 삼성의 시간제 도입은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확대 정책에 적극 부응하려는 조치의 일환이다. 삼성이 나서면서 다른 대기업도 시간제 도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커졌다.
시간제가 결혼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나온 50~60대 중장년층이 사회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일자리로 정착될지 주목된다.
◆재택근무도 가능
삼성이 뽑는 시간제는 하루 4시간이나 6시간을 선택해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다. 오전 오후 등 일할 시간대를 고를 수 있으며 직무에 따라 재택근무도 가능하다.
삼성전자 등 20개 계열사가 6000명을 뽑는다. 삼성 측은 올해 정규직 채용 규모(2만6000여명)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오는 18일부터 삼성채용홈페이지(samsungcareers.com)에서 원서를 받으며 직무는 판매·서비스(500명)뿐 아니라 △개발지원(1400명) △사무지원(1800명) △환경안전(1300명) △생산지원(500명) 등 다양하다.
삼성은 결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끊긴 여성과 퇴직한 장년층을 주로 뽑을 계획이다. 일정 비율은 55세 이상 중장년층에 할당한다.
처우는 일반적인 시간제에 비해 좋은 편이다. 기본 월급에 초과이익분배금(PS)과 성과급(PI)도 받을 수 있다. 직무·경력 등에 따라 처우가 다를 수 있지만 시간당 1만~2만원대 임금이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시간제 근무 특성에 맞는 분들이 지원하고 그에 맞게 대우할 계획”이라며 “직무에 따라 급여가 다르고, 복지 제도도 회사나 직무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2년 계약직으로 채용되지만, 2년 후 평가를 거쳐 우수한 사람은 지속 고용을 보장할 방침이다.
◆시간제 확산 계기 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말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밝힌 뒤 기업들은 제도 도입을 고민해왔다.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기 어려운 업종이 많고, 인건비도 부담돼서다. 또 기존 임직원 임금이나 사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은 6월 초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계열사 수요를 조사해왔다. 그러나 업종·업무가 다양해 적용 가능한 직무와 시간, 임금 기준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시간제 일자리 도입은 판매·서비스 직원이 많이 필요한 유통서비스 기업이 앞장섰다. 롯데 신세계 CJ 등이 잇따라 시간제 선발 계획을 밝힌 것. 그러나 제조업 기반 기업으로는 삼성이 처음이다. 또 맡기는 직무도 생산 사무 개발 관련 일이 대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시간제 채용은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윤정현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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