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고교·대학 졸업 '2등 인생'
"일은 하늘이 만드는 것이지만 그 일을 경영하는 것은 사람"
[ 정인설 기자 ] “학창 시절은 2등 인생이었습니다. 후기 학교만 들어갔어요. 그러나 모든 일은 사람하기에 달렸다는 생각을 갖고 멀리 내다보니 길이 나타났습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사진)은 13일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삼성그룹 ‘열정락서’ 시즌 5의 강사로 나서 삼성 최고경영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임 사장은 “내 인생은 1등이 아니고 잊혀진 2등이었다”고 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모두 한 번에 가지 못하고 2차인 후기 학교에 진학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때마다 그는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의 일이고, 그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의 일’이라는 제갈공명의 말을 떠올렸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말을 ‘일을 만드는 것은 하늘이고, 그 일을 경영하는 것은 사람’이라고 바꿨다. 임 사장은 “나의 직장 생활은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일을 공격적으로 추진해나간 과정”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직장 생활의 결정적 전환기를 일본 연수 시절로 꼽았다. 대광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1981년 삼성전자 홍보팀에 입사한 그는 당시 세계 최고의 광고대행사로 평가받던 일본 덴츠와 일하게 됐다. 그는 “당시 나의 미래를 제일기획이라는 회사에 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엔지니어만 갈 수 있었던 해외연수를 5년간 조르고 졸라 결국 대표 결재를 받아냈다.
일본 연수 초반은 시련기였다. 덴츠 출근 첫날 “덴츠 고객인 일본 전자회사 마케팅 전략을 배우기 위해 왔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산업 스파이로 오해받아 ‘연수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는 매일 덴츠 건물 입구와 로비에서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 자신을 받아줄 때까지 기다렸다. 한 달간 로비로 출근하다 탈진해 응급실에 실려갔다. 임 사장의 끈기에 감명한 덴츠는 비상임원회의를 소집, 그의 연수를 허락했다. 임 사장은 일본 연수를 마치고 목표했던 제일기획으로 소속을 바꿨고 전무와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제일기획 사장에 올랐다.
임 사장은 참석한 청년들에게 “‘진격의 청춘’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은 취업의 벽, 회사 생활의 벽, 대화의 벽이라는 3중벽에 싸여 있다”며 “이 벽을 넘으려면 세상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세상은 여러분에게 전문성과 다른 영역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스펙과 스토리텔링 능력 등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스펙이란 입사 시험장에 들어가기 위한 출입증에 불과하다. 스펙에 없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 가능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에 어떻게 스토리를 만드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줄 때 능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메시지, 실패와 고난, 자신을 도와준 사람 등을 등장시켜야 하고 짧은 이야기라도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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